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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푸틴'

by 셔니 Feb 01. 2025

푸틴을 주인공으로 한 신작 영화가 나왔다. 미국에선 지난 1월 10일 개봉했다고 하는데 국내 개봉 일정은 아직 미정인 듯.  


예고 속 배우가 푸틴과 너무 닮아서 놀란 게 나만은 아닐 것이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푸틴의 실제 얼굴을 배우 얼굴에 합성했다고. 


이러한 감독의 선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일부 보인다. 딥페이크 기술은 당사자의 허락이 없으면 사용하지 않는 게 원칙인데, 아무리 푸틴이라고 해도 이러한 시도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것.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범위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니, 이러한 시도가 자칫 의도치 않은 오용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일반적인 분장과 CG로는 리얼함이 부족했던 걸까?


감독은 푸틴의 ‘강한 남자’ 이미지를 박살내고 싶었던 것 같다. 푸틴의 유년시절은 거의 알려진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예고편의 상당 부분을 유년시절의 트라우마를 묘사하는 데 할애했다. 뭐,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닌 만큼 100% 사실만 가지고 구성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역사 속 인물들을 다루는 진지한 태도이지 고증 그 자체는 아니다. JKF나 아마데우스 같은 걸작도 고증이 잘된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적어도 예고편에 나오는 모습만 놓고 보면, 이 영화는 푸틴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푸틴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를 20년이 넘게 통치한 사람이다. 하지만 예고편 속에서 그려진 모습은 007 시리즈의 악당을 보는 듯한 천편일률적 캐릭터일 뿐이다. 이래서는 딥페이크 기술까지 써서 푸틴을 리얼하게 묘사한 게 독이 될 것. 그가 저지른 악행이 평범한 블랙코미디처럼 미화되어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목을 ‘푸틴’으로 정했다면 작정하고 푸틴이라는 인간을 진지하게 파헤쳐야 하는데 예고편은 기대 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국내 개봉일정이 잡히면 웬만하면 극장에서 볼 생각이다. 이런 영화를 만든다는 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감독을 결단하게 만든, 그 저변에 깔린 감정을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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