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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S 로켓: 성능은 1980년, 비용은 2050년

by 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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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이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SLS (Space Launch System)이 3월 말에 종료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회를 가졌다고 한다. 설명회는 고작 6분, 100% 사전 대본에 의해 진행되었고 직원들이 따로 질문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우린 이미 해고 계획을 짜 뒀으니 각자 준비들 하시라’는 통보의 장이었던 것 같다


갈수록 늘어지는 일정, 시대에 뒤처진 성능, 터무니없이 비싼 비용. SLS의 운명이 지척에 달린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SLS를 한번 쏘는데 약 3조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5 Billion) 만약 사실이라면 스타십을 수십 번 쏠 수 있는 돈이다. 구시대적 컨셉으로 만들어져 발사 절차가 너무 길고 까다로운 것도 문제. 이래가지곤 설령 성능이 안정되어도 우주에 항구적인 거점을 구축하는 건 불가능하다.


1차적 원죄는 혁신대신 안락함을 추구한 보잉에게 있다. 하지만 그 책임을 100% 보잉에게 묻긴 어렵다.


사실 프로그램은 태생부터 문제가 많았다. 효율과 혁신이 아닌 정치적 이유로 사업구조가 바뀌는 일이 빈번했다. 괜히 Senate Launch System이란 별명이 생긴 게 아니다. SLS의 개발을 둘러싼 일화들을 보면 이게 미국인지 구소련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그렇다고 SLS를 통째로 종료하는 게 정말 옳은 선택일까? 비록 문제가 많지만 적어도 달 궤도 당도라는 최소한의 성능은 확보한 상태다. 제대로 된 대안이 없는 상태로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게 과연 맞는지 모르겠다. 스타십이 대안이 되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인류의 우주개발을 스페이스X에게 100% 위임하는 게 과연 맞는지도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SLS의 운명을 최종 결정하는 건 NASA나 머스크, 심지어는 트럼프도 아니다. 바로 예산을 쥐고 있는 미국 의회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만큼 낙관하긴 어렵지만 아직은 변수가 남아 있다. SLS를 지워버리면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정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것도 변수다. 단, 보잉이 벌써부터 저렇게 나오는 걸 보면 진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결론이 어떻게 나건 간에 실직의 위기에 놓인 보잉 및 관계사들의 엔지니어들에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SLS의 실패에서 가장 지분이 낮은 그들이 가장 먼저, 가장 혹독하게 그 대가를 치르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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