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가 곧 경제다 -
지난 몇 달, 온 세계가 기후 위기를 없는 일처럼 굴기 시작했다. 그 배경엔 다양한 정치, 사회, 문화적 원인이 깔려 있고 나라마다 그 입장이 다양하지만, 적어도 기후 위기가 우선순위 1번에서 끌려내려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그 배경엔 역시 ‘경제’가 있다. 겉으론 인정하지 않지만, 다들 주머니 사정이 힘들고 써야 할 돈이 많다는 게 기후 위기를 잠시 잊기로 한 것.
기후 위기 대신 경제, 즉 돈 이야기를 해보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다. 인플레이션이 실물경제에 끼친 영향은 컸고, 그 결과 많은 나라에서 정권이 교체될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다. 경제의 불확실성 증폭, 중국의 경기 침체, 주요 원자재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급 불균형이 역전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빠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들이 있다.
전 세계 오렌지 수요의 약 70%가 브라질에 의존하고 있다. 작년에 브라질은 이상기후로 인해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그 결과 오렌지 수확량이 37년 만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가격은 폭등.
당연히, 오렌지만 가뭄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니다. 브라질이 전 세계 공급의 약 4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 커피도 생산량이 급감했다. 코코아도 가격이 급등해 초콜릿 먹기가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기후 위기는 우리의 먹거리, 우리의 주머니 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브라질 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농업국들이 기후 위기로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기후는 우리의 삶과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기후 위기와 경제는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다. 난 기후 위기 전문가가 아니지만 작년 여름이 정말 견디기 힘들었던 건 생생하게 기억난다.
어느새 3월이다, 곧 다시 여름이 온다.
#climate #기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