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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우주청 신설

by 셔니
Image_20230619_155126_774-2-scaled-2.jpeg 2023년 자료라 최신은 아니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으로 지구 육지 면적의 20%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정세를 논할 때 덩치에 어울리는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는 4월 20일은 아프리카 우주청 (African Space Agency, 줄여서 AfSA) 설립 기념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아프리카 연합 (African Union)은 2016년 아프리카 우주 전략을 발표한 이래 대륙 전반의 우주정책을 이끌 수 있는 기구 신설을 준비해왔고, 약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비로소 그 결실을 맺은 것. 본부를 이집트 카이로에 설치하기로 한 건 2019년이었다.


행사에는 아프리카 연합 회장, 이집트 총리를 비롯해 아프리카의 주요 지도자들 대다수가 참석한다. 분위기 업을 위한 유럽 우주청(ESA), UAE 우주청, 러시아의 Roscosmos와의 MoU 체결도 예정되어 있다.


앞으론 AfSA가 아프리카 우주 대외 협력의 공식 창구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회원국들의 우주계획을 하나하나 들여다본 뒤 하나의 전략 안에 녹여 넣는 역할도 맡게 될 예정이다. 최종 의사결정을 하게 될 African Space Council은 아프리카의 5개 지역에서 2개국씩 선별, 총 10개국의 대표로 구성될 예정이다. 대표성을 감안한 것인지 이집트, 남아공 등 비중이 큰 나라들은 제외되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아프리카는 우주개발에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8개 나라의 68개 위성을 띄워 올렸으며 앞으로 이 숫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주기술은 식량위기, 홍수 대처, 통신 인프라 등 아프리카가 직면해 있는 고질적인 어려움들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의 잠재력에 가장 먼저 주목한 건 중국이다. 아프리카 나라들이 위성을 만들고 쏘아 올린 배후엔 중국의 기술과 자본이 있었다.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여럿 협력국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중국의 질주에 경쟁자들도 하나 둘 각성하는 눈치다. 유럽의 ESA는 AfSA 기획 과정부터 참여하며 과거 유럽이 누렸던 아프리카 영향력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도 전략가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아프리카 우주외교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아프리카를 무대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우주 강대국들 간의 힘겨루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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