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셋 투어

by 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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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를 시작한 2017년에 방문한 나라들이다. 이하, 방문의 성격을 감안해 리셋 투어라고 줄여 부르겠다.


2017. 5월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을 연이어 방문했다. 그동안 캐나다 등 인접 우방국을 먼저 방문하는 게 관례였는데, 트럼프는 처음부터 그 보법이 달랐던 것. 에너지, 무기 수출, 이란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중동 일정을 마친 트럼프는 곧바로 유럽을 향했다. 벨기에의 NATA 본부, 이탈리아에서 열린 G7 회의에 참석한 트럼프는 후보 시절 자기가 내세웠던 공약들이 허풍이 아니라는 걸 전 세계에 보여줬다. 파리 협약으로 상징되는 기후 위기 협력을 부정했고, 더 이상 무역적자를 참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NATO 우방들에게 방위비 부담을 늘리라는 요구가 구체화된 것도 이때.


2017. 7월

G20 회의 참석을 겸해 폴란드, 독일, 프랑스를 방문했다. 기존 질서의 상징 같은 존재였던 독일 메르켈 총리와 전면 격돌. 다들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케 만들었다.


2017. 11월

이번엔 아시아.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을 방문했다. 의외로 중국 방문은 큰 잡음 없이 끝났다. 트럼프의 손녀가 중국말을 배우는 게 화제가 되는 등 겉으론 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적어도 이때까진 미-중 두나라의 공존이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2018년 미국이 갑작스럽게 무역전쟁을 선포하면서 순식간에 끝장났다) 그 외 우방국들은 상호주의에 집착하는 미국의 낯선 모습에 당황해 허둥거렸다.


리셋 투어는 온 세계에 트럼프의 우선순위를 보여줬고 (그는 2018년 여름이 되어서야 캐나다와 영국을 방문했다) 그가 우방, 무역, 기후위기, 이민, 테크놀로지와 같은 주요 이슈들을 어떻게 다룰지 예측할 수 있는 단초가 됐다. (중국 이슈는 아직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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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작된 트럼프 2기. 첫 해외 순방으로 Francis 교황의 선종을 기리기 위해 유럽을 찾았고, 이후 중동을 방문해 굵직한 합의들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아직은 5월, 올 한 해가 절반이 넘게 남아 있다.


남은 7개월 동안 어떤 나라들이 2025 리셋 투어에 더해지게 될까? 6월에 G7 회의(캐나다)와 NATO 회의(네덜란드), 11월에 G20 회의(남아공)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물밑 실무회의와 다자협력보다 정상 간 드라마틱한 일대일 담판을 선호하는 그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기존 다자회의들이 큰 의미가 있긴 어려워 보인다.

아마도 더 많은 직접 순방들이 이뤄질 것이며 어떤 나라들을 어떤 순서로 방문할 지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다음은 올해 트럼프가 찾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나라들이다, (근거는 내 상상)


인도: 안보와 경제를 아울러 협력할 수 있는 굵직한 이슈들이 많다. 최근 무력 사태로 인한 불안정한 정세의 확산을 막겠다는 명분도 있다.


동유럽: 자강론을 추구하는 동유럽 우방들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외교적 레버리지가 상당할 것이다.


멕시코: 요즘 사이가 안 좋지만 미국과 멕시코는 미우나 고우나 같이 살아야 할 운명이다. 이민, 마약, 관세 문제에 이르기까지 트럼프의 주요 내정 공약들은 대부분 멕시코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잘 마차면 국내 지지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순위 목록에서 가장 위에 있는 건 중국과 러시아이겠지만 아직 극적인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 당분간 정상 간 미팅이 이뤄지긴 요원해 보인다. 비슷한 이유로 전통적 우방국들 역시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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