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더 이상 리더들이 존경받지 못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높아진 교육 수준과 민주주의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정치에 대한 신뢰는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걸까?
개인의 문제거나 현대문명에 영적, 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엄청난 사회적, 기술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본성은 21세기나 과거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적 동물’이라는 표현을 처음 썼을 때나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의 본질은 시스템에 있다.
첫째, 장벽이 너무 높아졌다... 화려한 이력에 속으면 안된다.
타락한 정치인도 힘과 경험이 없으면 큰 폐해를 끼치지 못한다. 나쁜 짓도 해본 적이 있어야 잘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공화국들은 이름과 달리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다. 새로운 후보, 당, 그리고 이념이 기존판에 비집고 들어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덕분에 썩은 토마토들이 풍부한 경험을 쌓고 거악으로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어 버렸다.
둘째, 세상이 너무 복잡해졌다... 듣기 좋은 약속을 경계해야 한다
누군가에겐 당연한 게 누군가에겐 참을 수 없는 부조리인 세상이다. 세상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저성장, 심지어는 역성장이 고착화될수록 이러한 현상은 심해질 것이다. 어쩌면 더 이상 결과를 가지고 정치인들을 평가해선 안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그보단 절차, 즉 법과 공정을 잘 지켰는지가 중요한 시대일 것이다. 우리가 불가능한 목표를 요구하기 시작하면 결국엔 인기에 영합하고 거짓말하는 이들만 남게 될 것이다.
셋째, 세상이 너무 분열되었다... 아무리 시원해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언제나 옳은 건 아니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 누구든 벌거숭이가 되어 현미경 아래 놓일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 반대하는 진영에서 밑천이 드러날 때까지 지지고 볶는다. 근데 그게 반드시 조명 아래 끌려 나온 적 없는 새로운 얼굴들이 더 낫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결론. 흑백논리를 버리고 구세주를 기다리는 마음도 접어야 한다. 화려한 이력, 듣기 좋은 약속, 신선한 얼굴보다 솔직함과 성실함, 그리고 원칙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몰아줘야 한다. 세상은 완벽한 곳이 아니라 꾸준히 고치고 때론 포기하고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하는 험난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