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은 말한다, 쉬운 일이라고

인간은 탐욕스럽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by 셔니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세계가 멈췄던 해. 역설적이게도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으로 넘쳐났다.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블록체인, 자율주행, 재택근무, 그리고 일반인의 우주여행까지.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청사진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2024년을 세상이 바뀌는 해로 상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2025년이 된 지금, 우리는 그 청사진들의 대부분이 지연되었거나 축소되었고, 어떤 것은 아예 조용히 폐기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복잡한 규제 논쟁 속에 묶여 있고, 디지털 헬스케어와 우주여행은 여전히 대중적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메타버스는 열정적 지지자였던 마크 저커버그마저 한발 물러서면서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물론 기술적 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2020년에 우리가 기대했던 ‘혁명적 전환’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다.


이러한 과장된 기대와 실망스러운 현실 사이의 간극은 단순히 기술 개발이 어려움 때문이 아니다. 문제의 뿌리는 조급하고 탐욕스러운 인간의 본성이다.


큰일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간은 기다리는 걸 싫어한다. 투자자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일까? 전문가들 사이에 은밀히 공유되는 무언의 공식이라도 있는 것처럼 많은 이들이 “4년이면 충분하다"라고 말하며 미래를 팔고 다녔다. 그들은 그렇게 펀딩과 상장에 성공했고, 정부의 예산을 따냈으며, 대중의 열광을 얻어냈다.


생각해 보면 대통령의 임기나 정부 정책 로드맵도 대부분 4~5년 단위다. 단순한 우연일까? 인간의 호기심이 지루함으로 퇴색되고, 기대가 실망을 거쳐 냉담함으로 바뀌는 데 드는 심리적 순환 주기가 4년인 건 아닐까? 그래서 사회의 주요한 의사결정 구조도 이 리듬에 맞춰 설계된 게 아닐까?


꿈과 자본을 연결해 주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순기능은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그 꿈이 비전이 아니라 환상으로, 가능성이 아니라 과장으로, 수단이 아니라 투기의 대상으로 변질될 때다.


요즘 들어 2030년이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 장담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착각일까? 그중에는 2024년에 ‘천지개벽’을 예고했던 얼굴들도 여럿 보인다. 팔고 있는 꿈의 주제는 조금 달라졌지만 그 패턴과 연출은 당시에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섬찟하게 느껴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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