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 뭐가 가장 중요할까

by 셔니
1666822273880.jpeg

“일을 이루려면 천(天), 지(地), 인(人)이 갖춰져야 한다.”


동양 고전에서 자주 인용되는 구절이지만, 오늘날 비즈니스의 세계에도 유효하다. ‘천’은 PEST 요소, ‘지’는 Market Fit, 경쟁구도 및 비즈니스 모델에 해당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인’은? 팀의 자질, 즉 팀워크, 열정, 회복탄력성과 같은 인간 요소가 여기 해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셋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Kevin Systrom은 특정 장소의 위치를 공유하는 버번이라는 앱을 만들었다. 이 앱에서 사진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요소였지만 사용자들은 사진 공유에만 관심을 보였다. 첫 시도가 처참한 실패로 끝나자 Kevin은 사진에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백지부터 다시 시작했다. 이렇게 태어난 게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유튜브는 원래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지지부진하자 동영상을 공유하는 장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처럼 크게 성공한 사업은 유레카 모멘트가 아니라 꾸준한 인내와 변화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


소위 말하는 메가 트렌드라는 것도 과신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5년 전에 오늘 같은 세상을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동안 우리는 코로나, ChatGPT, 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의 컴백, 계엄과 두 번째 탄핵을 경험했다. 5년이나 갈 것도 없다, 매년 쏟아지는 ‘올해의 트렌드’ 서적들의 적중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는 예측이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 기술은 빠르게 바뀌고, 아이디어의 유통기한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어제의 성공 공식이 오늘은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멋진 계획도 현실의 냉혹한 검증을 거치기 전까지는 그저 생각일 뿐이다(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최고의 기회와 환상적인 판세가 자고 일어났더니 죽음의 덫이 되기도 하며 정반대의 경우도 흔하다(Easy come, easy go).


시장과 기술, 트렌드는 쉼 없이 바뀌지만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하늘은 변덕스럽고 땅은 가장 예측하지 못했을 때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곤 한다. 하지만 어떤 위기 앞에서도 단단하게 버틸 수 있는 힘과 실패를 배움으로 바꾸는 유연함이 있는 사람은 하늘과 땅이 요동을 쳐도 결국엔 살아남는다.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데 어디에 배팅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숫자와 계획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따져보라. 숫자는 마사지할 수 있고 계획은 바뀌기 마련이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John Henry and his ha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