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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진심을 말하는 일

by 우너



미처 진심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회하게 되는 밤이 없기를. 누군가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마음 아픈 날들이 없기를 바래.


생각하지 않고 바로 내뱉는 말도 남에게 상처가 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생각해서 하는 말도 진심에서 멀어질 수 있으니. 말을 돌리고 돌리다가 결국 할 말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생각을 하고 또 하고 이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 말을 하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다 보면 결국 말할 시기를 놓치게 되고 같은 말을 하더라도 받아 들여지는 것이 달라지게 되어버리니까. 진심을 말하기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대도 표현을 하는 것과 안하는 것에서부터 엄청난 차이가 난다. 같은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같은 가치는 아니다.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미는 각기 다르게 포장되어서 전달된다. 같은 뜻을 전달하고 싶은 말이라 해도 포장지가 다르기에 다르게 수용될 수 밖에 없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한 나무의 가지들도 저마다 모양새와 크기가 다르듯이, 한 원론적 의미에서 나온 말이라도 어떻게 표현되었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가치와 의미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은 표현에 달려 있다. 말이나 글은, 가장 근원적이고 원천적인 뜻을 한 번 포장해 표현된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장지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말은 더욱이 더 그렇다. 말하는 사람의 감정과 의도, 성향, 말투나 당시 상황으로부터도 전혀 다른 의미에 도달할 수 있는 지극히 불완전하고도 불확실한 매개체이다. 그리하여 잘못 선택된 포장지는 줄곧 오해를 낳는다. 현란하게 포장된 멋들어진 문장들은 진심으로 와닿기보다는 허세와 허풍으로 각인되기 쉽고, 그와 반대로 전달과정에 있어 적절한 표현력과 전달력의 부재는 가치있는 생각들을 외면받게 한다.



따라서 그때 그때 어떠한 색깔과 무늬, 그리고 두께의 포장지로 의사를 전달하느냐는 신중한 생각이 필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 포장된 언어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일정 부분 드러낸다는 면에서.


그와 동시에 이것은 우리가 보고 듣고 접하는 모든 말과 글과 이야기들이 가장 순수한 "진실"일 수는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오늘날 말과 글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다양한 글의 이야기들에 귀기울이려는 노력임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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