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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너 Jan 29. 2023

공감

포개는 마음, 더하는 마음

“내 고통에 진심으로 눈을 포개고 듣고 또 듣는 사람, 내 존재에 집중해서 묻고 또 물어주는 사람, 대답을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해주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 ‘한 사람’이 있으면 사람은 산다.”


마음에 마음을 포개며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지금 마음이 어때? 얼마나 힘들었던 건데?” 라고 물어줄 수 있는 누군가. 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특별한 용건 없이도 마음의 벽을 스스로 허물고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고 마음과 마음을 포갤 수 있는 용기와 정성을 가진 누군가의 한 사람이 되는 일.


공감은 사람의 마음과 존재의 본질을 움직여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시키는 힘이 있다. 깊은 공감과 울림이 있는 대화는 때로 복잡한 이론이나 전문가의 진단에 의존하지 않고도 나와 남을 돌보고 치유하는 경험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의 고통에 마음을 포개려는 섬세한 시선과 지지가 바탕이 되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마음은 우리의 본능과도 같기에, 수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더라도 자기 존재에 대한 제대로 된 공감과 집중을 받지 못하면 누구라도 예외 없이 방전되고 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관심을 여러사람에게서 추구할 필요는 없다. 누구든 진정으로 공감받고 공감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게 누구가 되었든지 인생의 한 시점에 그런 존재와 함께 한다면 그것으로 공감의 욕구는 충족되고 정서적으로 만족스러운 상태를 누릴 수 있다.


외형적 조건이나 삶의 내력이 아닌 상대방의 존재 자체에 집중하여 의미있는 대화를 하고, 질문과 격려를 통해 심리적 공감을 이끌어내면, 그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대화에 깊이가 덧입혀지면 잊혀지거나 억눌려있던 ‘내’가 되살아나고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건강하게 조망할 수 있는 힘과 호흡을 회복할 수 있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에서 정혜신 님이 강조한 부분은 이것이다. 공감의 과정에서 주의할 것은, 대상의 마음에 앞서 자신의 상처를 만나면 자기 보호가 우선이라는 것. 또한 자신과 자신이 아닌 것 사이의 건강한 경계를 세우고, 공감을 방해하는 허들을 용감하게 넘어설 때, 모두 공감받는 홀가분한 치유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진정한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며,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똑같은 어려움이 닥쳐도 결국 모두 다른 방식으로 극복해낼 것이다. 어떤 이는 친구들의 품에 안겨 슬픔과 괴로움을 털어낼 것이고, 어떤 이는 방에 틀어박혀 혼자 삭일지 모른다. 또 어떤 이는 분노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거나, 또 다른 이는 회피를 할지도, 아니면 실컷 울거나 스스로를 해하는 일들로 기분을 떨쳐버리려 애쓸지도 모른다. 이 후에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하루만에 훌훌 털어버릴테지만, 어떤 사람은 일주일, 한 달 혹은 여러 해가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타인과 나의 방식이나 속도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 뿐. 결국 과거의 나에게서 실마리를 찾고, 현재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미래에 빛나기를 바라며, 그저 어제의 나의 하루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얻어냈기를 하는 바램 하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게 어디 중요한가. 애초에 계약서 쓰고 들어와 산 세상이 아니었고, 그렇기에 오는 날과 나는 날이 정해져 있지 않은 여정이다. 보장된 것 하나 없고 당연한 것 또한 없다. 우리는 막상 현실에서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자각하지 못한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당연시 하며 풍요불감증에 빠져있는지. 생각해보면 감사할 일 투성이지만, 또 생각해보면 세상은 불공평한 일 투성이다. 더 운이 좋았을 수도 있었을 시나리오는 항상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찾으면 나타나는 감동의 순간들도 있다. 내 눈과 귀는 늘 자연스럽게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쫓는다. 내 마음이 더 오래 머무르기를 기원하면서. 나쁜 일과 좋은 일이 있다면 당연히 좋은 일에 더 무게를 두는 것. 좋은 일이 생긴 것이 더 의미있는 일.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고 순진하다 걱정하고 때묻을 해맑음이라고 혀를 차지만 어쩔 수 없이 밝은 이런 나 자신에게 좋은 원칙을 세우고, 어려운 상황에도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유연하고 강인한 리더이고 싶다. 결정과 행동의 순간에 더 유능하고 지혜로운 사람이길 바라고,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잃지 않는 사려깊은 사람이기를

원한다. 어둡고 구석진 곳들에 미약한 빛이나마 비추고 능력껏 돌보기를 바란다. 무엇 하나 놓치는 것 없이 다 잘 해내기를 원한다. 물론 바람뿐이다.



나를 소중히 하는 법

하나, 내 시간을 존중하여 내 시간 속에서 충실히 산다.

둘, 내 몸과 마음에 최선을 다한다.

셋, 포기하거나 방치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넷, 내가 깊이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똑같은 정성을 쏟는다. 그들은 나의 일부분이므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에는 휴식을 준다. 휴식 후에는 반드시 새로운 방향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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