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어요
love doesnt keep you in fight or flight
love doesn‘t chronically belittle or refuse to take accountability
사랑하는 사람의 작은 몸짓과 생각까지도 이해하고 싶어하는 게 사랑이다. 그런 관심과 따뜻한 존재를 느끼며 함께 손잡고 살아가고싶은 사람과 함께 하기.
decisions coming during a run is the wisest one.
답장 없는 편지를 쓴 적이 있다. 나는 그에게 내가 쓴 글을 읽었느냐고 물었고, 그는 아껴두었다가 답하겠다고 대답했다. 말주변이 없어서, 글씨가 예쁘지 않아서, 더 정성들여 쓰고 싶어서, 등등 내 물음 앞에서 곤란해진 상대가 선택한 가장 무난한 회피의 언어들은 다양했다. 그 뒤로 나는 더 이상 편지를 읽었느냐고 묻지 않았고, 무언가를 써서 건네는 일도 멈췄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말의 가능성이 아니라 행동의 실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행동이 없는 마음에 진심을 덧입힌다고 해서 상대의 내면이 열리지 않는다. 계산없는 호의를 지속적으로 건넨다고 해서 고마움이 자라나는 것도 아니다. 진심이나 노력이 좋은 결과를 담보할 것이라는 믿음은 나의 행동이 원하는 성취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자기중심적인 낙관에서 비롯된 일종의 착각이다.
이 생각에서 거리를 둘 수 있을 때 진심을 다한 뒤에도 불행해지지 않을 수 있다. 어떤 행동에 기대와 간절함을 실으면 그 마음은 곧 집착으로 변한다. 나의 열정이 바라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대는 과한 욕심이겠지만 바랄수는 있다. 희망이 무자비하게 산산조각날 때, 기대가 무참히 비껴나갈 때, 마음이 무너지는 서러운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은벽을 세우고 방어기제를 발동시켜 자신의 마음을 보호한다.
내가 지나치게 가시를 세워 내 마음을 지키기보다는 한 뼘 더 내어주고 한 발 더 나가가서 가까워지기를 선택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열린 마음에 상처가 나게 되었다고 해서 기대한 나의 잘못이라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인간은 누구나 후회하지 않기 위해 자기 반성을 하고,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가고 싶어하기 마련이고, 그것이 정말로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나도 얼어붙어 방어하는 인간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 차가운 마음으로 내일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어떤 타인도 내가 다시 사랑하기를 포기할 만큼 가치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기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실현되지 않는다. 그런 바램들이 조용히 비껴갈 때, 어떠한 모양의 결과이든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만 상대에게 공을 들이는 것이 안전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프더라도, 다치더라도 또 같은 상황이 온다면 내 마음을 열어보일 것이다. 훗 날 아주 많이 슬퍼 울게된다고 해도, 힘들어진다고 해도, 나는 따뜻한 사람으로 남고싶다.
하지만 나도 바보는 아니다. 때로 자기 희생과 무리한 노력은 과한 기대를 정당화하고, 사람 사이에 불필요한 부담을 쌓는다는 것을 안다. 이런 까닭을 알지 못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 상대라면 내 노력으로 그의 무성의한 태도를 대신 메꾸며 억지로 연결을 이어간다고 해도, 그 인연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 그런 상대였어도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그 관계는 자연스레 알맞은 결말로 매듭지어진 것이다.
아마도 지금도 어디에선가 묵혀지고 있을 답장없는 편지들은 그걸 알 것이다.
김수영의 시 '거미'에는 내가 서러운 건 바라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이 있다.
서러운 건 아프고 괴로운 감정임에 틀림없지만, 바라는 게 있다는 건 그만큼 간절히 원하고 좋아하는 것들에 진심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몇 배로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삶의 행복 앞에서 무한한 기쁨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생각많고 신중한 내가 내 세상의 문을 열어 보여줄 때는 세상의 모든 것들과 내 과거와 미래의 것들을 모두 통틀어 나에게 가장 우선인 존재라는 뜻이다.
화려한 고백이나 유난섞인 포장은 없지만 그저 시간이 지나면 이런 나의 마음도 서서히 가서 닿을거라는 믿음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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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지나치게 현실적인 풍경이었다. 조금 더 풍요로운 색을 칠했어도 조금 더 다양한 표정을 지었어도 괜찮은 순간들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쳐버린 것들이 너무 많이 쌓여 기억할 것이 없을 뿐이었다. 그래서 봄이 돌아오면 삶을 기록하려 한다. 사랑의 모습을 써보려 한다. 조심스렇게 하고싶은 말과 아름다운 색채를 가진 풍경과 미처 내뱉지 못한 마음들까지. 내가 아는 가장 좋은 단어들로 정제해 나만 볼수 있는 곳에 기록하고 싶다. 꾹꾹 눌러 쓴 기억들이 쌓이고 서투른 글들이 빽빽한 페이지가 넘어가면 언젠가 그것이 애틋함으로 변하고 사랑으로 피어날 것을 안다. 모자란 마음이라는 것은 없다. 꾸준한 마음만 있을 뿐이다. 눈송이가 몇 번 더 떠돌고 이 추운 겨울이 지나가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혼자 걷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