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류아 May 26. 2019

WHO, "게임중독 질병 분류 사실상 확정"을 보고..

 지난 5월 21일, 100분 토론에서 "게임중독 질병인가 편견인가"를 놓고 토론이 상당히 많은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후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생각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5월 25일) 저녁 8시경, WHO에서 게임중독을 공식적으로 질병으로 분류하는 게 사실상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이를 보고 난 뒤,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있던 하고 싶은 말을 다시 정리했고, 이를 바탕으로 짧게나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 질병 표준분류 기준(IDC) 안이 제72차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B 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

2. 28일 폐막하는 총회 전체 회의 보고를 거치는 절차만 남음, 사실상 개정 논의 마무리

3. 194개의 WHO 회원국에서 2022년부터 적용될 예정

4. 게임중독의 코드는 6C51으로, 정신적 · 행동적 · 신경 발달장애 영역 하위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음

5. 각 국가는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예산을 배정할 수 있게 됨

6.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러한 증세가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게임중독으로 판단

7. 증상이 심각하게 드러날 때는 12개월보다 적어도 판정 내릴 수 있음


참고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 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10847386




WHO 게임중독 질병 분류 기준은 공감된다.


 WHO에서 게임중독의 기준으로 삼은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게 12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면 사실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생존을 위해서 음식을 섭취하거나 수면을 취하는 것보다 게임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폐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러한 상태를 누군가 뒷받침해서 챙겨준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그마저도 없다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은 공감됩니다.





하지만, 나는 WHO 게임중독 질병 분류에 대해서 걱정된다.


 게임, 게임이 무엇입니까? 여가(쉬는/유희) 시간에 특정한 규칙을 바탕으로 혼자 또는 여러 사람들이 즐겁게 노는 일입니다. 요즘은 PC나 모바일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과거로 가서 현시대의 기성 시대가 어릴 적에는 자치기, 깡통차기 등 다양한 놀이가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시대에서는 자치기, 깡통차기 등의 다양한 놀이 앞에 추억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오래전 즐겼던 문화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놀이가 무슨 문화냐고 하면서 깎아내리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겼고 이게 추억으로 남아서 먼 훗날 그땐 그랬지 하면서 이야기될 수 있다면 충분히 그 시절의 문화로 봐도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조금 더 다른 관점에서 놓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게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협업해야 되고 지식이 있어야 될까요? 그래픽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사운드 크리에이터, 작가, 기획자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협업해야 되고, 보다 탄탄한 게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사회, 경제, 심리, 문학, 인프라 등 정말 많은 학문과 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되고, 시대적 사회상, 철학적 고찰과 가치관들을 하나하나 녹여내어 가상의 세계와 규칙을 정의하고 구현해야 됩니다.


즉, 정말 많은 것을 하나의 작품에 녹여내야 된다는 것이고, 이는 종합 예술입니다. 그것도 미술, 영화, 연극, 소설같이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플레이하면서 체험해볼 수 있는 예술 작품이라는 것이지요.


 고로, 게임은 문화이고 예술이며 작품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특정 계층의 사람들은 게임중독이 아니라 게임 자체를 질병으로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고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보내고 있는 군인이 총을 사용한다는 것으로 살인자로 보는 것과 다름없는 편견을 가진 논리로 게임만 하면 자동으로 게임중독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전국의 수많은 게임중독 치료센터는 쉬지도 못할 정도로 계속해서 사람이 붐벼야 될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모든 국가에서 심각하게 다루고 게임 퇴치운동 이런 게 벌여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즉, 정말 말도 안 되는 논리나 다름없는데.. 이 논리에 이번 WHO의 질병코드 분류는 "보아라, 세계보건기구인 WHO에서도 게임이 질병이라고 하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살을 보태서 게임중독이 아니라 게임이 질병이라고 하고, 선동하는 단체와 부류가 나오고 게임 자체를 죽이려 할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괜한 오지랖일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나온 몇몇 사례를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생각됩니다.





게임중독이 아니라 게임을 질병으로 보는 일이 없기를..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정말 많은 것을 녹여낸 종합 예술과 다름없는 게임은 문화입니다.

 음식을 섭취하거나 수면을 취하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게임중독은 질병입니다.


 질병으로 다스려야 될 것과 문화로 발전시켜 나가야 될 콘텐츠는 분명히 다릅니다. 이번 WHO의 질병코드 분류를 왜곡하여 게임중독이 아니라 게임을 질병으로 보고 선동해서 게임을 죽이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게임=문화 / 게임≠질병


매거진의 이전글 Google I/O 2019에서 관심있게 본 세션 정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