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prep of an insecure person
2025년 4월 15일부터 2025년 11월 4일. 약 6개월간의 MBA 준비 기간이 한 차례 마무리 되었다.
Round 1에서 봤던 두 개 학교의 면접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나에게 Round 2까지 노력할 에너지가 아직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MBA 준비 기간 동안의 감정을 가장 생생할 때 기록하고 싶어, 잠시 한 숨 돌릴 수 있을 때 후기를 틈틈이 써보려고 한다.
나의 경력을 요약하자면...
나는 한국 나이로 29세, 경력 4년차, 내 업무 경험을 요약하자면 (1) 메디컬 AI 스타트업 3년, 그리고 (2) 의료 쪽과는 전혀 관련 없는 여러 미니 프로젝트들이다.
공대에서 학부를 5년 반 만에 졸업하고 컨설팅펌(MBB) 준비를 잠깐 했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잘 풀리지 않아 자대 대학원으로 진학을 하게 되었다. 생각과는 달랐던 연구와 업무 환경에 나는 다이어트와 바디프로필로 효용감을 채우려고 했고, 결국 폭식증과 공황을 겪게 되었다.
대학원을 휴학하고, 아는 선배의 메디컬 AI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제품 기획, 사업개발 일을 했고 결국 대학원도 병행해서 졸업하는데 성공했다. 폭식증과는 다행히 이별했지만, 우울과 불안은 나를 꾸준히 따라다녔다. 특히 PMS 증상이 심해 매달 2~3일은 두통에 시달리거나 우울감에 오열하곤 해서, 결국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 받아 1년 반 정도 먹었었다. 약에 평생 의존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 그리고 PMS 증상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게 되면서, 의사 선생님의 동의 하에 약은 천천히 끊었다. 하지만 쉽게 좌절하고 쉽게 지치는 ‘평소’의 나는 여전히 남아있었고, 그런 스스로를 점점 믿지 못하게 되었다.
나의 안식처 같았던 3년 다닌 스타트업을 퇴사하고, 공동 창업 제안을 받아 새로운 길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팀 내 대표와 투자자의 의견 불일치로 창업 4개월 만에 프로젝트가 해산되었다. 항상 해보고 싶었던 ‘경험 관련 창업’을 드디어 하게 되었는데, 이 창업을 위해 집도 옮기고 연봉도 희생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폐업 결정이 내려졌을 때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사실은 확신이 없었던 사업 모델 때문일 수도, toxic 해져가던 팀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I have to admit) 주 6회 10-to-10로부터 자유로워진게 좋았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창업을 하려고 했다. 감사하게도 여러 공동창업 제안과 회사 합류 제안을 받아 이 당시에 많은 분들과 커피챗을 했는데, 마음 속으로는 계속 ‘나의 것’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남아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실행으로 잘 옮겨지지가 않았다. ‘나의 것’은 후순위가 되어가고 다른 외주 일과 자잘한 약속들, 운동, 낮잠, 집안일이 내 시간들을 잡아먹었다.
‘나 분명히 예전부터 창업하고 싶었는데, 나 끈기 있게 허쓸(hustle)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항상 믿어 왔는데. 나의 메타인지가 고장난 것일까? 삶에서 안정과 규칙보다는 도전과 변화구, 그리고 위대한 도전에 가치를 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나는 나아가지 못하는 걸까? 상처 받을까봐 책임감을 외면하고 회피하려 하는 내 모습 — 내가 실망스럽고, 더 이상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오랜만에 상담을 다시 받으러 갔다. ‘내 생각부터가 잘못, 나 자신이 잘못’이라는 자책에 빠져버린 나는 스스로 방향성을 정할 수가 없었다. 다들 앞으로 나아가는 세상에서 혼자 제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면 또 자책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러다가 미국 MBA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미국 MBA 준비를 하게 되었다. 이 맥락에서는 ‘도피였구나’ 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미국 MBA는 언젠가부터 생긴 나의 로망이었다. 어렸을 때 미국에서 살았던 기억이 좋아, 20~30대 때 다시 가서 살아보고는 싶었고, 그렇다고 박사 과정을 밟고 싶지는 않았고. 나는 경영과 기획에 관심이 있으니 언젠가 미국으로 MBA를 가야지! 하는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이었다. 다만 제대로 알아본 적은 없었었다. 막연히 좋은 GMAT 성적과 두둑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만 알고 있는 수준이었다. (Why MBA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써보려고 한다.)
나는 full time job이 없었으니, MBA 준비 기간은 남들보다 짧게 6개월 정도로 잡아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왕 제자리 걸음에 빠진 거, MBA 준비라는 방향성을 잡고 살아보자. 합격하면 입학은 내년 9월이니, 그 전에 다시 창업을 시도해보면 되지 않겠어?' 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MBA 준비를 시작하고 6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MBA 준비 이야기를 쓰기에 앞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먼저 늘어놓는 이유는, 내가 결코 확신과 자신감으로 MBA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MBA를 준비하면서 자주 아프고 울고 좌절했고, 아직도 자잘하게 계속 아프다. (아홉수라는게 정말 존재하나 싶을 정도로 탈이 많았다.)
나의 지난 6개월간의 준비 과정과, 그 이전부터 꾸준히 갖고 있었던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을 솔직하게 회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비슷하게 이런 의구심을 안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도 준비할 수 있어요’라는 용기(?)를 전하고 싶었다.
나의 MBA 준비 타임라인을 요약하면 이렇다 :
2025.04.14 첫 GMAT Official Practice 모의고사 (655점)
2025.04.15 인강 듣기 시작
2025.05.09 첫 GMAT 시험 예약
2025.05.15 인강 끝내기
2025.05.19 두 번째 GMAT Official Practice 모의고사
2025.05.22 세 번째 GMAT Official Practice 모의고사
2025.05.23 첫 GMAT 시험 (695점)
2025.06.15 두 번째 GMAT 시험 (또 695점)
2025.07.11 마지막 GMAT 시험 (또...695점)
2025.07.14 ~ 2025.07.28 미국 캠퍼스 비짓
2025.07.26 에세이 컨설팅 시작
2025.08.06 토플 시험
2025.09 ~ Round 1 지원 시작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나의 지원 동기, GMAT 준비, 학교 리서치, Essay 준비, Apps 준비, 그리고 인터뷰 준비 과정을 회고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