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꺽, 너는 나랑 살자. 옷도 준비했다. 꺽꺽." 두꺼비는 해바라기 공주에게 연꽃 옷을 보여주었어요. 그리고 옷을 입으라고 강요했어요.
해바라기 공주는 두꺼비랑 살고 싶지 않았답니다.
"흑흑, 어떡해. 집에 가고 싶어."
해바라기 공주가 연못에서 울고만 있을 때 호랑나비 하나가 날아왔어요. 두꺼비는 엄지공주를 밤새 지키고 있던 탓에 너무 피곤해서 잠깐 졸고 있을 때였어요.
"나비야, 나를 여기서 도망치게 해 주겠니. 응?"
나비가 날개를 파닥거리며 어서 타라고 신호를 주었어요. 해바라기 공주는 얼른 나비의 등에 올라탔어요.
나비는 해바라기 공주를 등에 태우고 숲으로 들어갔어요.
"아앗, 나비야 위험해!"
그렇게 한참을 날던 나비는 앞을 못 보고 그만 덤불 속의 거미줄에 엉키어 걸리고 말았어요. 거미줄이 흔들리자 거미가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해바라기 공주는 나비의 등에서 뛰어내려 풀 위로 떨어졌답니다.
"나비야, 미안해. 널 꼭 구하러 올게!"
해바라기 공주는 풀 속을 헤쳐나가다 개미 떼를 만났어요.
"개미야 개미야 나를 도와줘. 응"
지나가던 개미들은 해바라기 공주를 보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우리는 지금 먹을 걸 구하느라 바쁘다고."
그러자 해바라기 공주가 품 속에서 달콤한 해바라기 씨를 꺼내 보였어요.
"이거 줄 테니 어서 나랑 가."
개미들은 해바라기 공주 뒤를 줄지어 따랐답니다. 그리고 해바라기 공주가 시키는 대로 풀을 타고 올라 거미줄을 입으로 물어뜯었어요. 그러자 누에고치처럼 된 나비가 땅으로 푹, 하고 떨어졌어요. 개미들이 일제히 달라붙어 거미줄을 뜯어내자 나비는 다시 날개짓 하며 날아오를수 있었답니다.
땅에 떨어진 성난 거미가 해바라기 공주에게 달려들고 있었어요.
"개미야, 개미야, 해바라기씨 다 줄 테니 저 개미를 막아줘!"
그러자 엄청나게 많은 개미 떼가 몰려들어 거미를 공격했어요. 아무리 거미라도 떼로 덤비는 개미를 당해내질 못했어요.
해바라기 공주는 개미 덕에 무사히 그곳을 벗어났답니다.
개미와 헤어지고 숲 속에 혼자가 된 해바라기 공주는 길을 잃고 헤매다 지쳐 갔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려하자 잠이 오기 시작했어요.
"하암~ 갑자기 졸음이 와."
해바라기 공주는 풀 숲에 엎드렸어요. 때마침 꿀을 나르며 집으로 돌아가던 꿀벌들이 잠자고 있는 공주를 발견했어요. 꿀벌은 해바라기 공주를 여왕벌로 착각했어요. 꿀벌 여럿이 해바라기 공주를 벌집으로 데려갔어요.
숲 속의 조용한 밤이 지나고 다시 아침이 왔어요.
잠에서 깬 공주는 뭔가 이상했어요. 손에서 꼬물꼬물 거리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꺄악, 징그러 이게 뭐야."
벌 애벌레였어요. 공주는 벌집에서 도망치려 했어요. 그런데 온몸에 끈적끈적한 꿀이 묻어 쉽게 움직일 수가 없었답니다.
그때였어요. 벌집이 와당탕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놀란 공주는 바짝 엎드렸어요. 그러더니 벌집이 통째로 땅으로 떨어져 여러 동강으로 부서졌어요. 곰이 달콤한 꿀을 먹기 위해 벌집을 사냥했던 거예요. 곰이 꿀벌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해바라기 공주는 급한 대로 가까운 땅굴로 몸을 숨겼어요.
외출을 다녀온 두더지는 몸을 숨기고 있던 공주를 발견했어요.
"오, 나의 신부군요. 당신이 올 줄 알았어요."
두더지는 해바라기 공주를 보자 신이나 땅굴을 여기저기 파대기 시작했어요.
공주는 두더지에게 말했어요.
"당신이 나를 위해 땅굴을 파줬으면 해요. 이 숲에서 벗어나 해바라기 숲으로 데려다줘요."
두더지는 해바라기 공주를 위해 온 힘을 다해 땅굴을 팠어요. 마침내 공주가 처음 태어났던 해바라기 숲에 도착했어요.
공주는 해바라기 씨를 몇 개 따다 두더지에게 주며 말했어요.
"당신에게 이 씨앗을 줄게요. 미안하지만 난 당신과 결혼할 수 없답니다."
그 말을 들은 두더지는 화가 났어요.
"네가 날 속이다니. 널 땅에 묻힐 거야." 두더지가 이빨로 해바라기 공주를 해치려 할 때 무언가가 해바라기 공주를 낚아챘어요.
그것은 제비와 함께 꽃들을 순찰 중이던 꽃나라 왕자였어요.
눈을 뜬 해바라기 공주는 푸른 하늘을 훨훨 날고 있었어요.
"마침 해바라기 숲을 지나던 중에 당신을 발견했답니다. 다친 데 없나요."
"네 괜찮아요. 구해줘서 감사해요."
꽃나라 왕자는 어여쁜 해바라기 공주에게 한눈에 반했답니다.
"저를 집으로 데려가 주세요." 해바라기 공주가 왕자에게 부탁했어요.
공주는 그렇게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꽃나라 왕자는 해바라기 공주에게 청혼했답니다. 물론 해바라기 공주의 엄마 아빠에게 허락을 받았지요. 꽃나라 왕자는 해바라기 공주를 지켜주며 농부 부부와 함께 평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해바라기 공주> 마치며
해바라기 공주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림엔 재주가 없어 상상만 한다. 노란 작은 공주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는 이렇게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 안데르센의 <엄지 공주>는 제목만으로도 아기자기하고 귀여움이 뿜뿜 솟는다. 재창작을 통해 글을 쓰면서 순수하고 이쁜 생각이 정말 나에게도 옮아지는 듯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