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가 그리 싫어?

by 바다의별

별아.

할머니와 지낸 일주일은 어땠을까?


할머니는 말이야.

별이 덕에 처음으로 참석해 본 입학식이 그냥 좋았어.

할머니는 입학식 때마다 늘 앞에 앉아 있었거든.

아님 진행을 하든지.


둘째 날, 별이랑 같이 수업해 본 한 시간도 재미있었어.

가만히 친구들을 탐색해 보던 별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했거든.


그리고 별이랑 어린이집까지 걸어가는 것도 좋았고, 같이 돌아오는 것도 좋았어.


셋째 날 별이가 할머니랑 헤어질 때


"할머니 여기서 기다리세요"


그랬잖아.

할머니는 그 약속을 지키려고 두 시간이나 교회 차가운 소파에 앉아 있었지 뭐야.

별이가 울지 않고 잘 지낸 덕에 두 시간 꽉 채워서 별이를 데리러 갈 수 있었지.


"할머니. 우리 할머니예요"


별이가 현관이 떠나갈 듯 큰소리로 말했어.

역시나 씩씩해.


바깥놀이터에서 자그마치 한 시간이나 더 놀다가 집으로 왔잖아.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별이의 친화력이란 누구도 따라오질 못 할거 같아.


근처 편의점에서 '마이쮸' 하나 사서 나누어먹고, 아쉽게 아쉽게 헤어졌지.


금요일 넷째 날.

어린이집에서 찍어 보낸 비눗방울 놀이 사진 속엔 그 친구가 별이 옆에 꼭 있더구나.

이날은 할머니도 집에서 별이 점심을 준비했어.


별이가 편의점 들리기에 그만 재미를 들였지 뭐야.

할머니 손잡고 세 바퀴나 돌고 나서 조심스레 고른 '새우깡'

탁자에 앉아서 먹고 가자고 했었잖아.

별이가 그렇게 좋아하는 아빠가 집에서 기다리는데도 말이야.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별이는 다 계획이 있었지?

아빠는 절대 식사 전에 과자 먹는 걸 허락하지 않았을 테니 맘 약한 할머니를 설득한 거지.

그 바람에 점심을 거의 먹지 않았어.


할머니버스시간에 맞추어 나오느라 간식도 못 먹고 나왔잖아.

별이가 차속에서 배고프다고 칭얼거렸지만 아빠가 단호했었지.


"별이가 점심을 안 먹었기 때문에 집에 갈 때까지 참아야 해."

"싫어! 싫어!"

"할머니 구미 갔다 다시 올게"

"싫어!"

"할머니 다시 오는 거 싫어?"

"싫어!"

"할머니에게 인사해"

"싫어!"


아빠가 할머니 눈치 보느라 어쩔 줄 몰라했지.


할머니는 알고 있어.

별이가 할머니 구미 가는 게 싫다는 거라는 걸.


집에 가자마자 할머니 보고 싶다고 그랬다면서.


"싫어!" 병에 걸린 미운 네 살(만 2세) 별이.

할머니는 "좋아!"로 들어볼게.


별이에겐 필요치 않은 [어린이집 적응기간] 다음 주를 위해 버스표는 다시 끓어두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