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Ⅰ

로댕, 데카르트의 '생각'을 생각하다

by 시선

살아 있는 사유,

존재를 붙드는 몸부림Ⅰ

: 로댕, 데카르트의 '생각'을 생각하다




오귀스트 로댕, <생각하는 사람>(사진=Douglas O'Brien)


푸른 하늘 아래 따가운 햇살 받으며,

온몸을 잔뜩 웅크린 채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한 사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

팽팽하게 솟은 근육과 힘줄,

그는 지금 온몸을 깨워 깊고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그 얼마나 오랜 시간 이곳에 앉아 있었을까?

시간의 바람도 그의 어깨를 흔들지 못했고,

세상의 소리조차 그의 머리를 깨우지 못했다.


그의 입은 굳게 닫혀 있고, 그의 침묵은 깊고도 짙다.

그러나 그의 침묵은, 웅변처럼 강렬하다.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


데카르트는 말했다.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그는 모든 의심 끝에 도달한 단 하나의 확신,

'생각하는 나'를 존재의 근거로 삼았다.

그 후 '생각'은 인간을 증명하는 조건이 되었고,

그의 선언은 한 시대의 기둥이 되어

철학과 사유의 문을 열었다.


오귀스트 로댕, <생각하는 사람>(사진=Juanedc)


하지만, 로댕의 생각은 조금 달라 보인다.


생각은 머릿속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몸의 기억이 있듯,

그것은 전신에 통증처럼 흐르고 삶 전체를 관통한다.

그리고 고통처럼, 기도처럼 살 속 깊이 스며 있다.


'생각하는 사람'은 단지 머리로만 사유하는 존재가 아니다.

온몸으로 살아가며 버티고, 삶으로써 고뇌하는 인간이다.


그 모습에 진실이 깃들어 있고,

그 진실됨이 곧 인간의 아름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