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제국 1 – 빛은 늘 진실을 비추는가
빛은 늘 진실을 비추는가?
빛과 어둠이 한 화면에 공존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빛이 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오랜 세월 ‘빛’은 진리의 표상이었다. 플라톤의 동굴에서 빛은 ‘이데아’를 드러내는 진리의 상징이었고, 근대에는 지식이자 진리, 자유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마그리트의 세계에서 빛은 진실을 비추기보다는, 오히려 진실을 가리고 있다. 하늘의 밝음이 땅의 어둠을 밝히지 않고, 그저 침묵하고 있는 듯하다.
플라톤의 동굴 속 사람들은 벽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현실이라 믿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그보다 한층 더 정교한 그림자 속에서 산다.
이미지와 조명, 콘텐츠와 광고 등 빛으로 만들어진 환상들이 우리의 눈을 더 쉽게 속인다.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시뮬라크르’, 원본보다 더 원본처럼 보이는 세계, '빛의 제국'이다.
진리를 비춘다는 빛은 이제 우리를 눈부심 속에 가두는 장치가 되고 있다. SNS 속 빛나는 삶, 광고가 과시하는 행복한 삶, 브랜드가 약속하는 아이덴티티까지—
빛은 진실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빛이 강할수록 어둠은 짙은 법, 빛의 환영을 경계할 일이다.
빛은 진실인가?
혹은 더 정교한 그림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