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에 대하여 10

by 목석

독실한 신도가 있었다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
가족을 뒤로한 채
신성하다는 곳에 모여 구원을 외쳐댔다
'가련한 저를 굽어 살피소서'

가족이 왔다
'어서 나와라 우리가 기다린다'

가족의 간절한 외침을 무시한 채
계속 구원만을 외쳐댔다
낮과 밤, 밤과 낮
'바야흐로 심판의 때가 왔다'

신성하다는 건물에 갑자기 불이 났다
소방관이 사다리로 올라왔다
'어서 나와라 여긴 위험하다'


안타까워하는 소방관의 손길을 뿌리친 채
더 크게 구원을 외쳐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도록
'바로 지금이 심판의 순간이다'

마침내
불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신도가 하늘님 앞에 섰다
'저는 독실히 믿었는데 왜 구원을 주시지 않았습니까'
하늘님이 대답했다
'가족과 소방관을 보내지 않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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