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가는 길, 위대한 길

코로나의 산책길

by 낭만밖엔 몰라

코로나 격리로 마스크를 쓴 채 바깥나들이를 한 지 햇수로 3년의 시간이 느리게 흘렀습니다.




사회적 격리로 생각하지 못했던 생활의 많은 습관들이 바뀐 고통이 있었지요. 당연히 저에게도 사회적 만남은 많이 줄었으며 내가 나를 만나 홀로 보내는 일상의 시간들이 늘어났지요.


특히 일의 진행과 일로 인한 소통을 위해 타인을 만나는 외교적 삶이 일상인 저에겐 대면 소통의 부재로 인한 성과와 리더십의 공백을 어떻게 채워 갈지를 천천히 성찰하고 고민하며 길고 어두운 터널 속을 헤매는 것 같은 3년의 시간이었지요.


코로나 격리가 시작된 2019년 여름부터 마스크를 쓴 채 매일 저녁 나 홀로 산책의 경험 습관이 시작되었답니다. 이 시간은 누구로부터도 방해받지 않았으며 오롯이 내가 나를 데리고, 산책길의 가로수를 벗 삼아 걸어가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초저녁 하늘과 별과 바람을 만나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지요.


그 3년간의 저녁 산책 시간 동안 지금은 먼 별이 되어 계신 나의 할머님, 어머님, 고향 친구, 떠나보낸 직장동료, 스승님 그리고 내가 암송하는 시를 쓴 시인들을 마음으로 다시 만나 감사와 그리움으로 기억하곤 했지요.


사람은 떠나도 그 사람의 기억은 또 다른 호흡으로 내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깨달은, 이제 저에겐 소중한 코로나 격리 3년의 산책과 기억과 명상의 시간이지요.



격리가 일부 해제된 오늘 저녁, 마스크를 내리고 걷는 숲 속엔 코로나19 바이러스 흔적도, 경제신문에 화들짝 놀라운 기사로 걸린 5% 가까운 물가 인플레이션의 고통도 존재하지 않는 지난 왕조의 유생들이 한양길로 걸어 간 숲 길과 다르지 않은 길을 오릅니다.



도심을 탈출한 숲 속 스르륵 ~ 한 줄기 바람에 스친 내 뺨은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 시인이 누리지 못한 건강함에 송구한 축복일 따름이지요


‘바쁘면 돌아가라’는 진정한 의미를 3년간의 코로나19 숲 산책길이 저에게 일러 주었고, 돌아가는 길은 일상에 바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 성찰의 길이었지요. 사명과 신뢰와 배려를 키우는 큰 세상을 꿈꾼다면, 영감(inspiration)과 꿈과 개성을 존중한다면 매일매일 만나지 않아도, 세상살이가 팍팍해진다 해도 얼마든지 조직의 성과와 사회적 가치는 살아날 수 있음을 배운 시간이지요.



Last but least.. 코로나 격리는 뿌리 깊은 나무, 샘 깊은 우물처럼 낮은 곳에서 경청하고 공감하는.. 리더십이 필요함을 온몸으로 체감한 시간이었죠


당신에게 코로나19는 무엇을 가져다주었는지요?

당신의 숲 속 길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요?

다음 세상에 남길 우리의 유산은 무엇일까요?




나마스떼 ~

I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