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동경하며 원망할 때가 있다.
좀더 키가 컸더라면,
좀더 혜안이 있었더라면 등등
그런데 궁핍한 삶, 어릴 때부터 앓고있는 관절염으로 인해 불편한 몸, 못생기고 약한 체구 등 많은 것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절대 좌절하지않으며 자신만의 두 가지를 지킨, 아니 승화시킨 민속화가 모드 루이스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만난 뒤, 내가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최근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 '내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에 아름답지 않은 주인공에 대한 낯섦과 불편함, 동정으로 보기 시작했던 영화는 볼수록 가슴 한켠이 아려오며 모디를 응원하게 되었고, 중반부를 지나서는 우느라 감정을 추스릴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자신이 사랑하는 그림과 남편 에버렛을 더 지켜주지 못하고 세상을 떴지만, 그녀의 그림이 갖고 있는 희망과 따스함은 오래토록 작은 집에,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았을 것이다. 내게 그러한 것처럼.
가장 아름다웠던 영화 속 한 장면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 모디는 세상에서 가장 작고 어둡고 절망적이었던 집을, 세상에서 가장 밝고 아름다운 집으로 바꾸어냈다. 무뚝뚝하고 세상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남편 에버렛 마저도 그녀의 현명함과 한결같은 따스함에 동화되고...
모드 루이스의 집 모처럼 감동적인 영화를 보고 나니, 긍정의 에너지가 생긴다. 이 에너지를 연말까지 끌고가서 2021년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