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by 선우

필름 카메라를 들고

구석구석을 찍는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게 밖을 장식하고

한 곳에서만 장사를 이어오신

사장님이 정 하나 톡 하고

나눠주는 곳이 있는 곳


얼기설기 기와지붕들이

그물치고 있기도 하고

좁디좁은 골목에

사람들이 많노라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도

웃으며

괜찮아요 하고

표정을 서로 나눠갖기도

우리는 꽤

살만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의 결과물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는 스마트폰도 좋지만

내가 찍은 사진들이 어떨지 기대하며

인화를 기다리는 시간은 행복일 것이다


달을 올려다본다 가끔은

북촌 구석구석을 걸었던 옛날의 그들도

힘이 들면 올려다보았을 저 둥근 달은

백 년이고 천 년이고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


찰칵하고 필름 카메라에 달을 담는다


너는 나와 평생 함께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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