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by 선우

콧잔등으로 내리쬔 햇살이

늦잠을 깨우고

침대 밖으로 삐져나온

두 발이 시려

이불속으로 한껏 웅크리는 겨울


여느 날과 같이

일찍 하루를 시작한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느지막이 일어난

배짱 좋은 나무늘보에게

주어지는 고소한 베이글과

커피 내리는 냄새


하품을 쩍 하니 하암 하고

말끔한 집안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벙진 웃음이 새어 나온다


내 앞에 놓인 일은

아무것도 없고

그저 샛노랗게 비치는

풍경 속으로 풍덩

빠져버려도 합법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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