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 앳 홈(Dunkin’ at Home) 이야기
브랜드 캠페인에서 “단순함”은 종종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최근 던킨 앳 홈(Dunkin’ at Home)이 선보인 새로운 광고 캠페인은 그 좋은 예시입니다. 패키지 사진만으로 ‘집’을 형상화하고, 여기에 하루의 시간대와 감정선을 담은 그라데이션 배경을 더해, 던킨 커피가 매일의 생활 속 어디에서든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번 캠페인은 BBH USA가 제작했습니다. 핵심은 ‘패키지 자체를 주인공으로 만든 것’입니다. 커피 가방을 집 모양처럼 보이도록 잘라내고, 아침에는 분홍빛 해돋이, 저녁에는 보랏빛 노을 같은 배경을 넣었습니다. 결과물은 마치 포스터 같은 깔끔한 비주얼이면서도, 동시에 ‘던킨은 매장에서만 즐기는 게 아니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Sapna Ahluwalia BBH 그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설명처럼, “완벽한 각도로 자른 패키지 사진만으로 메시지 전체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의 힘이 드러납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따뜻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전하며, 시각적 피로도가 높은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오히려 눈길을 끄는 차별점을 만들어냈습니다.
던킨은 오랫동안 ‘매장에서 마시는 커피’로 인식돼왔습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은 브랜드 경험을 매장 밖, 즉 소비자의 주방과 식탁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대형 OOH 광고: 타임스퀘어 전광판, 스트리트 와일드 포스팅 등 대도시 중심부에서 대담하게 노출
디지털 채널 확산: SNS와 디지털 배너로 온라인 소비자 접점 강화
Josh Williams(스머커 컴퍼니 푸드&베버리지 상업 마케팅 디렉터)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던킨 앳 홈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지만, 집에서 즐기는 커피 브랜드로는 즉각 떠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이 맛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깨달음을 심어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즉, 캠페인은 브랜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을 넘어 소비자 행동 전환(매장→가정)이라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목표를 세련된 비주얼로 풀어낸 셈입니다.
던킨의 이번 시도는 요즘 브랜드들이 주목해야 할 몇 가지 교훈을 던져줍니다.
단순함은 곧 차별성
과잉 시각 정보 속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고 핵심만 남긴 디자인은 오히려 더 눈에 띄고 오래 기억됩니다.
패키지를 브랜드 아이콘으로 활용
제품 패키지 자체를 크리에이티브의 중심에 두면, 소비자는 매장에서뿐 아니라 집에서도 동일한 ‘던킨 경험’을 직관적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맥락적 배경의 힘
아침·저녁·계절 등 시간의 흐름을 반영한 배경색은 소비자의 일상 루틴 속에서 커피가 함께한다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시지를 강화합니다.
던킨 앳 홈의 이번 캠페인은 ‘한 컷의 힘’을 보여줍니다. 복잡한 설명 없이도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각인시키고, 브랜드 경험을 생활 속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함이 주는 직관적 전달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감각적 디자인은 앞으로도 많은 브랜드들이 참고할 만한 전략적 교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