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s CMO 강소영이 말하는 Z세대 브랜드 전략

음악에서 틱톡까지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뷰티 브랜드 eos는 단순한 립밤 브랜드가 아니다. 전 세계에서 10억 개 가까운 립밤을 판매했고, 900만 명 이상의 소셜 미디어 팬덤을 보유한 아이코닉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이 성공의 중심에는 Z세대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이끈 CMO, 강소영(Soyoung Kang)이 있다.

그녀는 Bath & Body Works, Victoria’s Secret, BCG 등을 거쳐 현재 eos의 마케팅 총괄로서 브랜드 전략과 이커머스를 이끌고 있다. 또한 포브스, 캠페인 US,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주목하는 CMO로 꼽히며,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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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서 출발한 브랜드 DNA

eos의 스토리는 ‘음악’에서 시작됐다. 한정된 마케팅 예산 속에서 브랜드는 전략적으로 음악 영상을 활용했다. 마일리 사이러스의 We Can’t Stop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eos 립밤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이후 제니퍼 로페즈, 카디 비 등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이어졌다.

강소영 CMO는 이를 “젊은 층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선택한 영리한 전략”이라고 회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 소비의 무게중심은 뮤직비디오에서 틱톡으로 이동했다. 자연스럽게 eos도 그 무대 위로 옮겨갔다.


틱톡 세대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

2018년 eos는 일찍이 틱톡에 주목했다. 당시 플랫폼은 단순한 립싱크와 반복 콘텐츠 중심이었지만, “리믹스와 변주 문화”가 사용자들을 몰입하게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eos는 틱톡을 브랜드 실험의 장으로 삼았다.

강소영은 말한다.

“우리는 한 번은 뭐든 시도해보자는 철학이 있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실패가 아니라 배움이니까요.”

이러한 철학은 틱톡에서 eos를 진정성 있게 보이게 했다. eos는 단순히 외부 에이전시나 인플루언서에게 의존하지 않고, 내부 팀부터 플랫폼을 제대로 이해하는 인재를 채용했다. 그리고 파트너사의 안목을 신뢰하며 당시 무명이던 차얼리 다멜리오(현재 팔로워 1억 2천만 명 이상)를 캠페인에 기용했다. 그 선택은 엄청난 성과로 이어졌다.


위기를 이겨낸 브랜드 자산의 힘

하지만 eos의 여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6년 frivolous lawsuit(무분별한 소송)으로 브랜드가 큰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다. 강소영은 이때의 교훈을 강조한다.

“브랜드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회복력은 결국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 자산에 달려 있습니다.”

초기 eos는 아티스트의 유명세를 빌려 제품 인지도를 쌓았지만, 정작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은 부족했다. 그러나 이후 eos는 자체적인 브랜드 에퀴티와 개성을 강화하며 진정한 회복력을 확보했다. 오늘날 eos가 보여주는 틱톡 캠페인의 힘은 바로 이 ‘자체 브랜드 정체성’에서 나온다.


Z세대가 원하는 것은 ‘솔직함과 재미’

흥미로운 점은, eos의 틱톡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내는 콘텐츠가 화려한 음악 협업이 아니라 ASMR 콘텐츠라는 사실이다. 립밤을 열고 닫는 “클릭 소리” 같은 작은 경험이 오히려 Z세대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다.

즉, eos의 강점은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감각적 정체성을 소리, 촉감, 경험으로 전달하는 능력에 있다. 이는 브랜드가 Z세대에게 ‘인간적이고, 솔직하며, 때론 허술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닉 브랜딩

강소영은 아직 eos가 ‘소닉 브랜딩(sonic branding)’을 완전히 열지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음악, ASMR, 틱톡을 아우르는 eos의 감각적 DNA를 생각하면, 앞으로 소닉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것이 필연적 과제가 될 것이다.


eos가 남긴 교훈

eos의 여정은 K-브랜드를 포함한 글로벌 마케터들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남긴다.

문화적 플랫폼 이동을 민감하게 포착하라 – 뮤직비디오에서 틱톡으로의 전환처럼, 소비자의 행동 변화는 곧 브랜드 기회의 변화다.

브랜드 자산은 가장 강력한 위기 관리 도구다 – 외부 유명세에만 의존하면 쉽게 흔들린다. 브랜드 자체의 정체성을 구축해야 한다.

실험과 학습의 문화가 성과를 만든다 – 틱톡 초기 진입과 차얼리 다멜리오 발굴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 정신에서 비롯됐다.

Z세대는 솔직함과 감각적 경험을 원한다 – 화려한 협업보다 ‘립밤을 여는 소리’ 같은 작은 경험이 더 큰 연결을 만든다.

eos의 사례는 단순히 립밤을 넘어, Z세대 중심 브랜드 전략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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