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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의 새로운 브랜딩 전쟁

인간의 마음을 얻기 위한 AI의 감정 전략

by 마케터의 비밀노트

1. 기술이 아닌 감정을 파는 시대

AI 스타트업들이 ‘감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경쟁의 중심은 더 이상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다. “누가 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다.

최근 OpenAI, Anthropic, Perplexity 등 주요 AI 기업들이 잇달아 브랜드 캠페인을 공개하며 감정 기반의 마케팅 전략을 본격화했다.

OpenAI는 ‘ChatGPT’의 첫 대규모 브랜드 캠페인을 선보이며 ‘일상의 순간 속에서 함께하는 AI’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Anthropic은 ‘Claude’의 첫 광고를 통해 “Keep Thinking”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간의 창의와 사고를 돕는 동반자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Perplexity는 배우 이정재와 포뮬러1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을 기용해 유머와 대중문화를 결합한 인간 중심의 캠페인을 선보였다.

AI 산업의 중심이 기술력에서 ‘브랜드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2. ‘AI의 감정화’ — 신뢰를 쌓는 새로운 방식

AI 스타트업들의 감정 마케팅은 단순한 이미지 전략이 아니다.
AI가 대중의 일상으로 침투하며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는 시점에서, 이들은 ‘신뢰’라는 브랜드 자산을 쌓기 위한 감정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

AI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고, 때로는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일자리를 대체하거나, 인간의 창의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크다.
따라서 브랜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기술의 ‘차가움’을 인간의 ‘따뜻함’으로 번역하는 일이다.

“기술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대신, 내가 왜 너를 이해하고 네 삶에 함께 있는지를 말해야 한다.” — Andrés Ordóñez, FCB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총괄

이 말처럼 AI 스타트업의 브랜딩은 이제 인간 중심의 스토리텔링으로 이동하고 있다.



3. 각기 다른 감정의 언어: OpenAI, Anthropic, Perplexity

① OpenAI — ‘일상 속 가능성’을 이야기하다

OpenAI의 최근 캠페인은 불을 피우고, 비행기를 띄우고, 텔레비전을 만든 인간의 창조적 여정 속에 ChatGPT를 자연스럽게 위치시킨다.
이들의 목표는 단순하다. 기술이 아닌,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조력자로서 ChatGPT를 그리는 것.

Kate Rouch CMO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ChatGPT를 사용하는 작은 순간들 — 가능성과 발견, 연결의 순간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전략은 ‘도구’로서의 AI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서의 AI를 감정적으로 제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IqC3YrIzbQw


② Anthropic — ‘생각하는 파트너’를 강조하다

Anthropic의 Claude 캠페인은 ‘Keep Thinking’이라는 슬로건으로 AI를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로 재정의했다.
광고는 교육, 의료, 환경, 창의성 등 인간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의 동반자’로 Claude를 그린다.

브랜드 담당 Andrew Stirk는 “Claude는 당신의 의미 있는 도전에 함께하는 AI”라고 설명하며 Patagonia와 같은 ‘철학 있는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DNkDBNR7AM

③ Perplexity — ‘유머와 인간미’로 승부하다

Perplexity는 다른 접근을 택했다. 이정재가 출연한 광고에서 유머러스하게 구글을 패러디하고, 루이스 해밀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호기심 많은 인간’을 위한 AI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Head of Comms인 Jesse Dwyer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단순히 기술을 말하는 대신, 사람들에게 ‘무엇이 재미있고 인간적인가’를 묻는다.”

이처럼 세 기업은 모두 AI를 인간의 감정선 위에 올려놓는 공통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UKM_yvTexI


4. AI의 브랜딩이 어려운 이유 — ‘따뜻한 기술’의 역설

AI 브랜드들이 감정적 접근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AI 기술 자체가 빠르게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Nilesh Ashra(OK Tomorrow CEO)는 이렇게 분석한다.

“AI 모델의 차별화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사라졌다. 결국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창의력’에서 나온다.”

문제는, 대부분의 AI 기업들이 여전히 ‘카테고리 광고(Category Ad)’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즉, ‘AI는 세상을 바꾼다’는 추상적 메시지는 많지만, 각 브랜드의 고유한 철학과 미션은 아직 명확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Anthropic의 광고를 보고도 소비자가 OpenAI에 호감을 느끼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AI의 브랜드 정체성’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5. AI 브랜딩의 다음 과제: ‘사람 중심의 미션 스토리텔링’

앞으로의 AI 브랜딩은 “인간을 중심에 둔 미션 서사”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기업들이 진정으로 해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기술로 인간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가?

우리의 존재 이유는 ‘혁신’인가, 아니면 ‘이해와 공감’인가?

우리는 어떻게 ‘신뢰받는 동반자’로 기억될 것인가?

Google이 “도움을 주는 검색”으로, Apple이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하는 기술”로 자리 잡았던 것처럼,
AI 스타트업들도 자신만의 철학적 서사를 정립해야 한다.

지금의 AI 광고들이 “달콤하지만 모호한” 이유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아직 명확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정은 AI의 마지막 차별화 무기

AI의 시대에, 기술은 금세 복제되지만 ‘감정’은 복제할 수 없다.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빠른 모델을 내놓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OpenAI가 ‘일상의 따뜻함’을, Anthropic이 ‘생각의 동반자’를, Perplexity가 ‘호기심과 유머’를 이야기하듯 — AI 스타트업들은 이제 기술이 아닌 감정으로 소비자를 설득하고 있다.

AI의 감정화(Empathetic AI Branding), 그것이 2025년 AI 브랜드 전쟁의 진짜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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