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안정성’의 상징이 흔들릴 때, 브랜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30년 넘게 애플을 규정해온 단어는 단 하나였다. 완벽한 일관성(consistency).
디자인 철학도, 제품 출시 리듬도, 조직 구조도, CEO 메시지도—애플은 늘 ‘흔들리지 않는 회사’였다.
하지만 지금, 그 애플이 전례 없는 격변기에 들어섰다.
단 1주일 만에 핵심 임원 4명이 떠나고, 디자인 수장의 메타행, AI 전략 리더의 은퇴, COO 퇴진이 연달아 일어나며 기술업계는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애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히 한 대기업의 인사 변동을 넘어, ‘AI 전환기’라는 산업 구조적 변화의 본질을 정면으로 비춘다.
그리고 모든 브랜드·마케터에게 중요한 질문 하나를 남긴다.
“혁신의 중심축이 이동할 때, 브랜드는 어떻게 변해야 살아남는가?”
이번 주 애플에서 발표된 퇴사자 목록은 그야말로 핵심 중의 핵심이다.
Lisa Jackson – 환경·공공정책 책임자 (은퇴 예정)
Kate Adams – 법무총괄 (은퇴 예정)
John Giannandrea – 머신러닝 & AI 총괄 (은퇴 예정)
Alan Dye – 인간 인터페이스 디자인 부사장 → Meta CDO로 직행
여기에 올해 초 COO Jeff Williams까지 물러나면서, 한 회사의 정체성을 지탱하는 주요 기둥들이 동시에 재편되고 있다.
특히 Alan Dye의 메타행은 의미가 다르다.
그는 조니 아이브 이후 애플 디자인 철학의 얼굴이었고, iPhone·iOS·watchOS 인터페이스 방향을 결정해온 인물이다.
그런 그가 메타로 이동해 AI·AR 기반의 차세대 하드웨어 디자인을 총괄한다는 것은 애플에겐 심리적 타격 이상의 의미다.
애플 조직은 그동안 ‘철저한 보안’과 ‘폐쇄적 일체감’으로 움직였다.
그런 조직에서 단기간에 연속적으로 고위층이 이탈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Wedbush의 Dan Ives는 말했다.
“이 변화는 애플 역사상 거의 보기 힘든 장면이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은 ‘붕대를 얼른 떼어내야 하는 순간’이다.”
AI 시대의 승자가 되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애플의 AI 전략은 주식시장에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원래 2024년 출시 예정이던 Siri의 대대적 AI 리빌드는 2025년으로 밀렸다.
메타의 Meta AI, 구글 Gemini, 삼성을 비롯한 경쟁사들이 실시간 AI 스마트 기기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큰 타격이다.
‘차세대 컴퓨팅’이라던 애플 Vision Pro는 가격·콘텐츠 생태계·무게 등 다양한 이유로 시장 확장에 실패했다.
Meta: AI 스마트 글래스 Ray-Ban Display 출시
Google & Samsung: Gemini 기반 헤드셋 공개
OpenAI: AI 쇼핑·브라우저 기능 및 하드웨어 프로젝트 가속화
Nvidia: GPU 기반 API 대중화
반면 애플은 소프트웨어·UX 중심의 개선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애플은 역사적으로 혁신을 ‘천천히, 정교하게, 완벽하게’ 만드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이 방식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태블릿 시대에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AI 시대는 다르다.
빠르게 만들고, 공개하고, 사용자 피드백으로 개선하는 속도전의 시대다.
폐쇄형 구조보다 개방형 협업과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리더십 변화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혁신 방식—AI 중심 운영 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첫 단계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내부 혼란에도 불구하고 iPhone 17 판매는 여전히 폭발적인 성장세라는 것이다.
애플은 2025년 삼성 출하량을 제치고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1위를 차지할 전망
시가총액은 여전히 $4조 클럽(Nvidia, Microsoft, Apple) 중 하나
서비스 매출은 연간 90조 원 규모로 꾸준히 증가
즉, 애플의 현재는 매우 건강하다.
문제는 ‘미래’다.
Eddy Cue조차 법정에서 “앞으로 10년 뒤, 아이폰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 라고 말할 정도로 AI 컴퓨팅 패러다임의 변화는 거대하고 빠르다.
애플의 위기 진단은 두 가지 관점에서 가능하다.
AI가 스마트폰 이후 최대 산업 변곡점인데,
애플은 아직 구체적인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새로운 AI 시대를 위해
Microsoft 출신 AI 리더 영입
Meta 출신 법무 책임자 영입
조직 구조 개편이 일어나고 있다.
Stanford의 Robert Siegel은 말했다.
“애플은 지금 더 높은 변동성의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오히려 필요한 변화일 수도 있다.”
1) ‘브랜드 자산’만으로는 다음 혁신을 만들 수 없다
애플처럼 강력한 브랜드도 AI 시대의 기술 전환 앞에서는 기존 방식을 포기해야 한다.
→ 브랜드는 기술·제품 전략 변화에 발맞춰 재정의되어야 한다.
2) 폐쇄형 혁신 시대는 끝났다
애플조차 외부 인재를 대규모로 끌어오고 있다. 폐쇄형 R&D만으로는 AI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 브랜드는 외부 파트너십, 오픈 생태계를 활용하는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
3) UX 중심 제품 시대에서 ‘AI 에이전트 중심 사용성’ 시대로 이동 중
지금까지의 경쟁 = 디자인·UX
앞으로의 경쟁 = AI 에이전트가 나를 대신해 얼마나 ‘행동(action)’을 수행하는가
→ 브랜드도 ‘검색 → 행동’ 전환을 대비해야 한다.
4) 리더십 교체는 위기가 아니라 전략적 자원 재배분
애플 사례를 보면, 변화의 첫 단계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 브랜드가 새로운 기술로 방향을 바꿀 때, 조직 구조와 책임 체계 재정렬이 반드시 필요하다.
5) 미래는 ‘기기 중심’이 아니라 ‘AI 중심 OS’가 결정한다
앞으로의 경쟁은 ‘어떤 기기를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당신의 AI 시스템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로 결정될 것이다.
요약하면— 애플은 지금 위기가 아니라 ‘패러다임 교체’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리더십 변화처럼 불편하고 복잡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애플은 다시 한 번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중요한 전환기, ‘AI 시대의 애플’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다.
그리고 이 변화는 모든 브랜드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브랜드는 AI 시대의 소비자 행동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가?
기술이 바뀔 때, 브랜드도 함께 재정렬하고 있는가?”
애플의 격변기는 곧 모든 브랜드의 격변기다.
AI 시대의 생존 공식은 단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