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워시도 이제는 ‘콘텐츠’로 판다

Bath & Body Works가 매출 반등을 위해 꺼낸 3가지 카드

Bath & Body Works(BBWI)는 2025 회계연도 4분기(마감일 2026년 1월 31일) 실적에서 순매출 27.24억 달러(약 2%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둔화’이지만, 회사가 더 크게 보는 건 브랜드가 다시 젊은 소비자에게 “현대적으로 보이느냐”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꺼낸 해법은 단순한 할인이나 신제품 러시가 아닙니다.

핵심은 (1) 제품의 ‘품질 언어’를 다시 쓰고, (2) 그 언어를 크리에이터가 대신 말하게 만들고, (3) 소비자가 있는 유통 채널로 스스로 이동하는 것. Bath & Body Works가 말하는 ‘Consumer First Formula(소비자 우선 공식)’는 결국 이 3가지를 하나의 턴어라운드로 묶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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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포뮬러와 패키지 리디자인: “감(感) 마케팅”에서 “근거 마케팅”으로

Bath & Body Works가 가장 먼저 손대는 건 패키지와 포뮬러입니다. 바디워시·손 소독제 등 일부 라인은 용기(vessel) 자체를 교체하고, 라벨/패키지 메시지는 더 직접적으로 바뀝니다. 예를 들어 성분 투명성(ingredient transparency), 48시간 보습, 피부과 테스트(dermatologist-approved) 같은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죠.

이 변화는 “요즘 소비자들은 성분을 본다” 같은 교과서적 이야기를 넘어서, 브랜드의 설득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과거: 향·무드·시즌(감성/선물)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현재: 효능/지속력/검증(근거)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특히 향 브랜드에게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습니다. Bath & Body Works는 코어 향 컬렉션의 ‘향 농도’를 높여 더 강하고 오래 가는 향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향의 지속력”을 제품 차별점으로 다시 끌어올리는 움직임입니다.


2) 크리에이터 전략의 본질: “몇 명의 스타”가 아니라 “수천 명의 목소리”

온라인 채널에서 회사가 노리는 타깃은 25~30세 여성. 이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으로 Bath & Body Works는 크리에이터 협업을 ‘10배’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유명 인플루언서 몇 명을 세우는 게 아니라, “수천 명의 크리에이터가 자기 말투로 제품을 말하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강화”가 아니라 콘텐츠 공급망(Supply Chain)을 외부로 확장한다는 점입니다.

브랜드가 직접 만드는 광고 콘텐츠는 ‘한정된 수량’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는 테스트 가능한 수많은 버전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음

결과적으로 SNS에서는 브랜드 메시지가 아니라 ‘사람의 말’로 제품이 유통됨

즉, 이들이 말하는 “현대적이고 관련성 있는 방식”은 결국 콘텐츠를 광고가 아닌 대화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3) 유통 리셋: “우리 몰 매장”에서 “고객이 있는 곳”으로

3-1. 아마존 입점은 ‘확장’이 아니라 ‘회수’(recapture) 전략이다

Bath & Body Works는 2026년 2월 20일, 아마존 미국 스토어에 공식 런칭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것이 단지 신규 채널 추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Retail Dive에 따르면, 이미 아마존에서 비공식/그레이마켓 판매가 상당 규모로 존재했고(최대 8천만 달러 언급), 공식 스토어는 브랜드가 가격·재고·경험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원래 발생하던 수요를 회수”하는 성격이 큽니다.


3-2. “무료배송 기준 100달러 → 50달러”는 가격이 아니라 마찰(friction) 제거

동시에 자사몰의 무료배송 기준을 $100에서 $50로 낮췄습니다. 이건 단순히 더 퍼주겠다는 뜻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마찰을 줄이는 UX/전환 최적화에 가깝습니다.


오프라인은 죽지 않았다: ‘몰 축소’ + ‘오프몰 강화’ + ‘SKU 다이어트’

흥미로운 건, 디지털을 강화하면서도 Bath & Body Works는 오프라인을 “경쟁우위”라고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북미 매장을 몰 중심에서 오프몰 중심으로 재배치하고 있고, 매장 SKU도 10% 줄여 경험을 단순화했습니다.


그리고 발길은 돌아오고 있습니다. Placer.ai 기반으로 보도된 수치에 따르면, 매장 방문은 2025년 10월 +24.2%, 11월 +5.9%, 12월 +2.0%, 2026년 1월 +14.1%(전년 대비)로 증가했습니다.

이 조합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오프라인을 없애는 게 아니라, “새로운 위치 + 더 단순한 구색 + 더 강한 이유(콘텐츠/이벤트/제품 메시지)”로 다시 설계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 턴어라운드의 핵심은 “더 좋은 제품”이 아니라 “더 잘 전달되는 제품”

Bath & Body Works의 전략은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제품은 업그레이드하고(리포뮬러/패키지), 말하는 방식은 바꾸고(크리에이터), 파는 길은 다시 깐다(아마존/UX/오프몰).
이 3가지가 동시에 돌아갈 때, ‘2% 역성장’이라는 숫자는 “하락”이 아니라 “리셋 과정의 비용”으로 해석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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