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가 세상을 놀라게 한 비디오 AI를 스스로 접은 이유
2024년 2월, OpenAI가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프롬프트 한 줄을 입력하면, 60초짜리 고화질 비디오가 만들어졌다. 도쿄 거리를 걷는 여성, 눈 덮인 마을의 골든 리트리버. 실사와 구별할 수 없었다. 기존 AI 비디오 도구들이 3초짜리 어색한 클립을 만들 때, Sora는 시간의 벽을 넘었다.
할리우드가 긴장했고, 크리에이터들이 환호했다. "텍스트-비디오의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정확히 2년 뒤, 그 시대가 접혔다.
3월 24일, OpenAI가 조용히 발표했다. 앱도, API도, 웹사이트도 전부 폐기한다고.
이유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했다. 돈이 안 됐다.
10초짜리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 17만 원(130달러)이 들었다. 하루 추론 비용이 200억 원(1,500만 달러). 연간 7조 원(54억 달러). 그런데 Sora가 출시 6개월간 벌어들인 총 매출은 고작 280만 원 정도... 가 아니라 약 28억 원(210만 달러)이었다. 비용 대비 수익의 비율이 2,500 대 1. 1원을 벌기 위해 2,500원을 태운 셈이다.
이건 "아직 수익화가 안 됐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구조적으로 메울 수 없는 간극이었다.
같은 회사의 챗GPT는 출시 2개월 만에 1억 명이 썼다. 연간 매출이 수조 원이다. 같은 회사가 만든 Sora는 6개월간 28억 원을 벌었다.
디즈니와의 꿈도 함께 사라졌다.
2025년 12월, OpenAI는 디즈니와 1조 3천억 원(1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미키마우스, 신데렐라 같은 캐릭터를 Sora로 만든 콘텐츠에 쓸 수 있는 3년 라이선싱 계약이었다.
이 딜이 성사됐다면 Sora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한 푼도 오가지 않은 채 계약이 취소됐다. 비용, 저작권, 품질 제어 — 세 가지가 모두 걸림돌이었다.
누군가 이렇게 정리했다. "디즈니는 1조 원을 잃은 게 아니다. 아직 쓰지 않은 1조 원을 쓰지 않기로 한 것이다."
Sora가 무너지자마자, 일론 머스크가 뛰어들었다.
"다음 Grok Imagine 업데이트는 엄청날 것이다. 우리는 더블다운할 것이다."
그의 Grok Imagine은 이미 DesignArena 벤치마크에서 Sora와 구글 Veo를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상태였다. 결정적인 건 배포다. Sora는 별도 앱을 만들어서 사용자를 끌어와야 했다. Grok Imagine은 X(구 트위터) 8억 사용자의 피드에서 바로 작동한다.
다만 xAI의 내부도 순탄치 않다. 공동 창립자 11명 중 10명이 떠났다. 머스크 스스로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한편, 경쟁사들은 Sora가 실패한 부분을 정확히 공략하고 있다. Kling은 Sora의 40% 비용으로 비슷한 품질을 내놓고 있고, Pika는 월 1만 원대의 가격으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
하나 흥미로운 건, Sora의 기술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OpenAI는 Sora 팀을 해체하지 않았다. "월드 시뮬레이션"과 로보틱스 연구 조직으로 재배치했다.
로봇이 현실에서 작동하려면,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해야 한다. 물체를 밀면 어떻게 되는지, 이 길로 가면 뭐가 보이는지. Sora가 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배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로봇에게 가르쳐야 할 바로 그것이다.
비디오 "생성"은 경제적으로 실패했다. 하지만 비디오 "이해"는 로보틱스의 기반이 된다.
텍스트 AI의 추론 비용은 3년간 1,000배 싸졌다. 비디오 AI는 아직 그 여정의 시작에도 서지 못했다.
왜 비디오만 유독 비싼가. 10초 영상은 300개 프레임이다. 각 프레임이 고해상도 이미지다. 그리고 이 300개의 이미지가 물리적으로 연속되어야 한다. 앞 프레임이 뒷 프레임에 영향을 미치니까, 한꺼번에 처리할 수도 없다. 텍스트에서 300개 단어는 짧은 문단이지만, 비디오에서 300개 프레임은 6억 개의 픽셀이다.
비디오 AI가 텍스트 AI처럼 보편화되려면, 추론 비용이 100분의 1, 아니 1,000분의 1이 되어야 한다.
그때까지 비디오 AI는 "와, 대단하다"라는 감탄과 "이걸 누가 지불하지?"라는 현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Sora는 그 사이에서 쓰러진 첫 번째 대형 주자다. 기술의 경이로움은 스프레드시트의 냉혹함을 이기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