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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봄 Jan 17. 2023

“좋아보이네, 음봄씨”

쉽게 가려질 수도 있는 그런 것들.


장보러 간 마트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선배 상준이형을 만났다.

전혀 생각지 못한 상태에서 마주친거라 마스크를 쓰고있는 와중에도 눈에서는 반가움의 빛이 일렁였던 것 같다.

서로 알아본 후에 반갑게 인사를 하고 어떻게 지내냐고 묻는데 형이 갑자기 나에게 말했다.


“좋아보이네~ 얼굴이 폈어!”


육아휴직을 하고있는 내 사정을 알고있는 상준이형은 쉬고있는 나를 상상하며 그런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또는 실제로 반갑게 만난 얼굴이 워낙 밝아서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인사치레로 가볍게 던진 말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 말을 듣는순간 어찌나 가슴이 콱막히던지.

육아와, 직업에 대한 고민때문에 매일매일 괴로워하고 있던 요즘 나의 상황과는 정 반대의 말이라서 내심 적잖이 실망했다.


“아휴 말도 마세요. 며칠전에 둘째가 태어나서 엄청 고생하고 있어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생’이라거나 ‘힘든’일이 뭐가 있을까 싶어서 얼마전 태어난 둘째 이야기로 ‘나도 힘들다!!’는 것을 피력했다.

물론 맞는말이다. 그렇지만 사실 내가 힘든 분야는 집안일과, 전반적인 삶에 대한 괴로움이었는데..

그런것을 이야기하기에는 서로의 이해의 범위가 너무나 멀었다.


여름에 연락해서 막걸리나 한잔하자고 한 후 헤어지면서, 사람의 인상으로 또는 표정으로 알수있는 것들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표정에 드러나고 인상에 남겨지는 것들이 분명 있지만, 그런것들은 또 쉽게 가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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