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의 10살 기념 팝업전시

채광 좋은 건물 덕에 찍어온 사진 많음 주의

by 시드업리프터

브런치가 세상에 나온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다고 한다.

작가 승인에 실패한 뒤로 몇 년 간 손 떼고 있다가

다시 도전했을 때야 비로소 브런치가 나의 글쓰기 루틴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인쇄 책종이 시장이 비인기 업종이면서

문학/ 비문학 영역도 많은 사람들 보단 일부 사람들에게 두텁게 사랑받는 영역이다 보니,

문화적 가치보다는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상업성은 떨어질지 모른다.


브런치가 10년 동안 그걸 책 문화와 글쓰기 시장의 안전망이 되어줘서 고마운 마음이 든다.

가을장마가 계속돼서 오늘도 해를 못 보려나 싶었는데 경복궁 통인동의 가을 분위기가 역시는 역시다.

날이 너무 좋아서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가 열리는 이 건물도 매우 예뻤다.


심플하고 단정했다. 그리고 사진이 아닌 텍스트로 채워진 공간이 나는 마음에 쏙 들었다.

처음 브런치 론칭할 때부터 지켜지는 미션이다.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있어 고마운 존재 브런치.

하지만, 요즘 커뮤니티에서 만나 나누는 이야기들을 보면 프리랜서나 솔로프리너 시장에서 브런치는 약간 도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브런치는 비즈니스보다는 확실히 취향 시장 쪽으로 정체성이 자리 잡은 것 같다.


글 쓰는 사람은 많지만 글을 보는 사람은 없다는 것. 그것이 고객을 기다리는 대표님들이 브런치를 떠난 솔직한 견해였다.

그래도 브런치는 매년 비욘드 브런치를 치향하면서, 그 한계를 계속해서 넘으려는 시도가 이어졌던 것 같다. 2018년도에 제안하기를 도입한 것도, 2024년부터 응원하기 유료 구독 문화를 도입한 것도 모두 그 노력의 일환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책을 이미 3권 독립출판으로 빚어낸 경험이 있는 그러나 여전히 쑥스러운 작가지만, 남들이 읽어주지 않는 낮은 조회수, 낮은 좋아요 수에도 브런치를 계속 쓰는 이유는 바로 zone 1. 내면의 방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을 때야말로 가장 자유롭게 써볼 수 있는 것"

구석진 공간에서 글 쓰는 듯한 느낌으로 나는 브런치를 찾는다. 브런치를 통해 종이책으로 세상에 나온 책들이 이렇게나 많다. 벽 한 면을 꽉꽉 채운다. 언젠가 나도 브런치를 통해 남들이 불러주는 작가로 세상에 태어날 수 있기를 자연스럽게 꿈꾸게 했다.


역시나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어 간 브런치, 주제에 특색 있는 브런치 작가들이 엄선된 전시가 zone2. 꿈의 정원에 있었다. 특히, 야구에 미친 PD부터 시작해 8년 간 꾸준히 똑같은 모양의 노트에 글을 써 내려간 작가까지.. 꾸준함이 이긴다는 진리를 브런치가 보여주고 있다.


오늘의 방문기를 요약하자면 딱 2장으로 꼽을 수 있다. 날씨도 좋고 전시도 좋았던 사진(왼쪽)과 실패를 인정하고 있는 오늘내일, 최근의 나를 대신해 주는 문장을 발견해서 찍은 사진(오른쪽)

10주년 기념 전시에 기분전환하러 왔다가 꾸준한 글쓰기 활동이 곧 진리라는 것을 깨달음을 얻고 간다.


1층에서는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아주 근사하게 놓여있다. 조만간 카카오톡 프로필로 바꿔야겠다. 작가의 꿈, 작가의 모습, 브런치의 10년을 심플하게 보여준 멋진 공간이었다.


방문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