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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예스 Sep 11. 2024

아들과 함께 참석하는 백일장에서

아들의 비밀을 알아버리다.

지난 주말에 가족과 함께 백일장을 갔어요.

책 1권도 안 읽는 남편과 <흔한 남매> 만화광인 초2아들과 글짓기 대회를 나갔지요.


학생 때는 글짓기 영 관심도 없고 '글쓰기=고문' 이라 백일장 때는 그림만 그렸는데요, 요즘 글 쓰는 게 재미있다 보니  마흔이 되어서야 참여해보고 싶었어요.


2024년 인천 서구 구민 백일장(상금 없음 주의)



제가 백일장을 나가는 동안 아들이 방해공작 하면 시상이 떠오르지 않을 것 같아서 남편 휴무 스케줄까지 그날로 맞추어서 동행했던 터라 글짓기를 위해 세 가족이 나들이하는 것 자체로 저는 큰 의미를 가졌답니다!!


  초등(국민) 학교 3학년 이후 만져보지 못한  원고지와 연필과 지우개를 배급받아 를 받아 들고 조용하지만 제법 자유로운 테이블에서 함께 앉았어요.


 글쓰기 잘해서 작가 되면 용돈 벌 수 있다 아들에게 얘기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평소에도 튜브나 괴물책들을 본 여운으로 '공포이야기 '가끔 만드는 아이였어요.


저는 작가가 될 거라고 말만 하고 글을 하나도 안 쓰고 있을 때 아빠가 우스갯소리로

"네가 엄마보다 먼저 작가 되겠다 ~"라고 말하기도 했죠.

흔한남매 실사판 공포의 화이트데이를 시청한 이야기를 씀 원작: https://youtu.be/QLzpZqWL9E4?si=jjOh0dRoF_KkPzYm
초2 아들이 <SCP와 괴물도감5백룸 생존기>책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씀


엄마가 백일장 하겠다 하니 도 참여하고 싶다는 거예요~!


 그러나 남편은 보호자로서 옆에 있어주는 역할만 하겠다며 자리에 앉자마자 무음으로 유튜브를 틀어 보는 것이었어요.

 바로 옆에 앉은 아들이 아빠도 빨리 폰 끄고 쓰라고 소리 죽여 말하니 아빠가 휴대폰을 끄더라고요.


그러자 정확히 3분 후 졸고 있는 아빠 발견한 아들이 막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빨리 글 쓰라고 재촉하는 것이었어요.

 "엄마, 아빠 좀 보세요~ 자꾸 글 안 써요. "


당일 공개된 '시제'는  아래 4가지 중에 선택하는 것이었어요.

             눈   /   잠자리   /   비밀   /  사과  


저는 <잠자리>를 골라서 동시를 짓기 시작했는데 약속이라도 한 듯이 두 남자는 <비밀>이라는 주제를 골랐어요.


 우리 집에 있는 모든 일들은 저를 통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하며 살아왔는데 착각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는 것을 이 날 처음 알았답니다.


세상 예뻐보이는 모습


아들아 시제가 그 '눈'이 아닐터인데 시 한번 창의롭다


'비밀'이라 쓰고 '게임'이라 읽는다

엄마도 참 , 재 미. 있었단다~ ^^ ^^ ^^

백일장을 대나무 숲 삼아줘서 고마워~

고백 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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