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진

2025.09.23 그림

by 나예스

몇 달 전에 그린 그림이다. 그녀의 생일날에 맞추어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다.

독서모임 방에서 그림 연습도 할 겸 사진 띄워 주시는 선착순 두 분에게 그림을 그려 주는 대신 조건이 있었다. 얼굴 그림은 자신이 없어서 옆모습이나 뒷모습이었으면 좋겠고, 예쁜 풍경이었으면 좋겠으며, 내 실력에 가능할 것 같은 사진으로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썼는데, 원본이 너무 어려웠다. 어반스케치 때 배운 풍경이 아니라 멋진 빈티지 벽화 같은 곳 앞에서 인물의 비중이 50% 정도 되었던, 난이도 최상이었다.

1. 내가 그릴 수 있을까

2. 마음 상하지 않고 그림을 받아 주실까

두 가지 걱정을 머금고, 다른 사진으로 요청드렸더니 그녀는 이 사진이 인생 사진이어서 그만 주고 말았다고 했다. 인생 사진이라고? 그렇다면 이걸로 해 봐야지.

이때도 작업시간이 한 8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 제발 제발 하면서 한 땀 씩 그려나갔고 끝냈을 때 나의 실력은 나아져 있었다. 몇 달이 지났다. 손을 한동안 놓고 나니, 내가 이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없을 것 같다.


이 분은 작년 여름부터 글쓰기 동지를 두 번째 같이 하고 있다.

처음 에세이 쓰기 교육청 프로그램도 이 분의 권유로 같이 참여해서 쓰게 되었고, 이번에도 66일 동안 글쓰기 챌린지 프로그램 내가 자신 없어하면서, 이거 혹시 할 거냐고 여쭈어봤더니 그 많은 쓰기 활동이 있는데도 흔쾌히 도전하는 것이었다.

오 , 그렇다면 나도 해야지, 66일 중 절반만 해도 그게 어디야.

서로 상황을 아니까 더 의지가 된다. 어거 저거 하랴 엄청 바쁜데 저분도 하네, 하면서. 뭔가 아는 사람 중에 같이 하는 챌린지가 있으니까 동지애도 생기면서 더 열심히 해보는 것 같다.

이 그림을 받고 그 자리에서만 기뻐해 준 게 아니라 '2025년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이 그림 받았을 때를 적어서 독서모임 문집에 박제해 주셨다. 영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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