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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예스 Jul 22. 2024

때로는 "인정받을 용기"도 필요해요!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전경아 옮김

안녕하세요, 어제보다 한 걸음 성장한 나예스에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이란 부제의 이 책을 예전에 읽고 나서 작년에 또 읽었을 때는 아들러 심리학을 골조로 하는 저자들의 가르침에 완전히 설득당했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전경아 옮김/김정운감수(인플루엔셜. 2013년)

초대형 베스트셀러이면서 스테디셀러인 이 책을 읽어 보신 분이라면 아마도 저처럼 아래와 같이 생각하실 겁니다.

인정욕구를 내려놓자. 이것은 미움받기 싫은 마음이야.
공동체 감각을 가지고 내가 속한 '지금, 여기'에 충실하자.
공헌하자.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자.
나의 과제와 상대방의 과제를 분리하자.
지금 이 감정과 현재 내 모습도 환경 탓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결과야.


정말 엄청나게 격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성찰했지요.

그래서요? 얼마나 제가 바뀌었을까요?


 위 사진에 필사와 생각을 적은 게 작년 일인데 여전히 저는 가족 구성원의 과제를 하고 있고 (아들아 숙제는 했니? 여보 직장에서 너무 늦게 끝나는 거 아니야? 건강 좀 챙겨.)

여전히 스스로를 돌아볼 때 제가 화가 나서 화를 낸 게 아니라 큰 소리를 내서 관심을 받기 위해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제가 기획출판으로 제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은 작년부터 굴뚝같았는데요,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러다 열정신이 내리는 기간이 끝나면 흐지부지 들어갔다가 불현듯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미련은 못 버리겠고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저를 질책하고 있는 거예요.


여긴 어디지?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
나 왜 아직 회사에서 이런 소리 들어가면서 이 월급 받고 있지?
여기저기 사람들한테 작가 될 거라 선언하고 나 왜 아직 책 쓰기 시작 안 하지?
한심하다.



책에서는 미움받아도 된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그래야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고 합니다.

작가님들은 글이나 책을 왜 쓰려고 하시나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마 저와 같은 두 가지 생각을 포함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1.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누고 싶다. 도움을 주고 싶다 (홍익인간)
2. 내 글을 통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 (인정욕구)

 시간을 내어 일기가 아닌 공개적인 글을 쓴다는 건 나 혼자 가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나누며 공동체에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공헌감을 느끼고 싶으니까요. 지구에 태어나서 한 명에게라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다가 떠나고 싶은 마음 아닐까요?

그런데 오늘 저에게 요즘 좋은 영향을 끼쳐주고 있는 벗님이 우울하다고 합니다.

마침 비도 쏟아지는 우중충한 날씨 탓이 아닐까 했지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이번 달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오늘 문득 깨달았어요. 타인에게 인정받고,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살아왔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우울했어요.



어머 찌찌뽕.. 저도 똑같았어요~ 이번 달 정말 열심히 살았고 목표는 이만~큼 높아서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잠을 줄이면서 해도 성과가 바로바로 안 나는 거죠. 제가 삶에서 중요하다 느끼는 핵심가치는 '성장'에 있는데 마음처럼 성장하는 게 눈에 안 보이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작년에 읽었던 이 책을 책장에서 꺼내서 아무 데나 펼쳐보니 바로 '인정욕구'라는 단어가 딱 보이는 거예요.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는 파트의 핵심 키워드죠.

<미움받을 용기> p.151 타인에게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

 필사노트에 적은 얘기 중에 소소한 소오름은 있네요.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가 되자고 적혀있네요. 제가 적었는데 적은거 기억 안났어요.

제가 이 글 초두에 "안녕하세요, 어제보다 한 걸음 성장한 나예스에요." 라고 지요? 이걸 왜 엊그제부터 적었냐요, 작년에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이 노트사진의 파란 글씨와는 달리 여전히  지난달 까지도 제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책을 읽고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목표치가 너무 드라마틱한 높은 곳에 있어서 지금 현재의 제 모습이 하찮아 보이는 거지요.


그래서 글쓰기가 부담스러웠어요. 작정하고 책 읽으면 변화를 안 할 수가 없는데, 1년 동안 50~60권 읽었는 게 기억도 안 나고 무슨 책인지 설명도 못하겠는 거예요.

그렇게 밤잠 줄여가며 읽었는데 교양 쌓기와 아는 척을 위한 독서였던가!  변화한 게 1도 없는데 어떻게 <인생을 바꾸는 독서>라는 브런치 매거진에 글을 쓸 수 있겠어요?


그래서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말하듯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과거의 자신과 비교를 하라고 , 그래야 지치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어제보다 한 걸음 성장한 나예 스에요."라고 쓰자마자 갑자기 한 톨의 용기가 뿅 하고 생기는 거예요!


분명 이 글 한편을 쓰기 전의 나와 쓰고 난 뒤의 나는 같을 수가 없어요. 글 하나 쓰기 전보다 한 걸음 성장 한 거지요.


그리고 다시 생각에 잠겼어요. 그럼 정말 '책 읽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가 똑같은가?

그건 아니었어요. 최소한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감정만 있었다면, 지금은 감정에 대한 나의 견해까지 생겼어요. 이제는 행동을 하면서 왜 그랬는지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그런 말과 행동을 한 것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죠.


'음, 내가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겪고 있다고 화를 내고 소리를 치고 있네. 그런데 연세 있으신 부장님도 나한테 이런 얘기 들으면 짜증 나겠다. 저분조차도 최선의 결과를 위해 고생한 것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내가 못 채워주고 항의하니 알아 달라고 같이 소리를 지르고 있구나. 불쌍하다. 그분 또한 직원인데.'


'여전히 부부모임 손님에게 남편 험담이나 했군. 남편의 친구가 남편을 나쁘게 평가하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는데, 남편 들으라고 한 소린데. 왜 내가 내 얼굴에 침 뱉었지? 왜 그랬을까? 나 힘들다고 불평하는 건 남편 일하는 시간이 길어서 못 보니까 관심을 덜 받았기 때문이구나. 나는 위로받고 싶었나 보다.'


<'미움받을 용기' 대목차>
첫 번째 밤 :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두 번째 밤 :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세 번째 밤 :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네 번째 밤 :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다섯 번째 밤 :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그럼 다시 돌아가서 '인정욕구'는 무조건 안 좋은 건가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정 욕구가 없었다면 이 세상의 발전이 있었을까요?

남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돈을 버는 사람은 없어요.

무언가를 사고파는 것도 가치를 제공한 것에 대한 대가이고 그 대가는 꼭 돈이 아니라도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마음도 있어요. 남에게 공헌했다는 마음이죠. 인정 욕구를 해결했지요. 미움받지 않고 사랑받고, 인정받았다는 존재의 이유와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겁니다.


그래서 저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께 이런 말씀을 드렸어요.

인정욕구는 성장동력이에요,
인정욕구에서 오는 우울이라면,
인정을 받으면 되겠네요!

그리고 제가 그분의 공헌으로 얼마나 도움 받았는지, 얼마나 도움받고 있는지도 혹시 잊으셨을까 봐 말씀드리고요, 인정 욕구를 해결해줄 만한 '공헌'에 대해 같이 고민해 드렸어요.


'비판하며 책 읽기'를 못한다고 자책해온 시간들이었어요. 저자 말을 100% 받아들이지는 말라고 해도 매번 너무 맞는 말 같고 또 다른 의견의 책을 읽으면 그 말도 완전 200% 맞는 말 같고, 줏대 없는 거죠.

이제는 세상의 많은 가치관을 담은 책 중에 지금 저의 상황에 맞게 책을 활용할 수 있다고 느꼈어요. 그렇다고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태도는 아니에요.  


제가 일하면서 20대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융통성이 없다' 였어요.

가르쳐준 일을 토씨하나 안 빼고 하다가 직장상사한테 혼이 나기를 여러 번, 그래도 여전히 저의 신념과 철칙대로 일을 하려니 혼자 일하는 상황이 아니고서야 늘 마찰이 생기더라고요.


이제는 융통성 있게 책을 읽어야겠어요. 지금처럼요.

살면서 아직 읽어야 될 책들이 산더미인데 어떻게 그 많은 대립 의견을 다 '맞네 맞아' 하고 읽겠어요?


내일도 저는 오늘보다 한 걸음 성장 해 있겠네요.

지금 이 글을 썼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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