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과거에 살고, 젊은이는 미래에 산다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미리 안다면 현재의 인생은 얼마나 재미없을까?
사람들이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고, 개표방송을 보는 것은 모두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과를 알 수 없으니 더욱 흥미진진하고 기대되는 현재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은 현재보다 미래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금요일 저녁은 똑같은 퇴근길에도 들뜨고 행복하지만,
평일을 앞둔 일요일 저녁은 이미 월요병에 걸린 사람마냥 우울한 것처럼.
기대하는 삶. 나는 미래가 불투명한 삶을 좋아한다.
내가 어떻게 살게 될지, 조금 더 재미있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 선택하고 그 선택으로 변화하는 내 모습을 지켜보며 기대하는 삶이 지나치게 좋다.
캐나다행을 처음 결정했을 때, 어느 도시로 갈지, 언제 갈지, 얼마 동안 있을지, 어떤 직업을 구할지... 그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정하고 골라서 알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감에 부풀어 신이 났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 앞에서 가장 큰 자유로움과 행복을 느꼈다고나 할까.
물론 어느 정도 정해진 미래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현재는 당연하게도 가까운 미래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안정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역설적이게도 가장 안정적인 순간, 가장 미래가 잘 보이는 순간에 사람은 가장 변화하고 싶어 한다.
늙은 사람은 과거를 회상하며 살고, 젊은 사람은 미래를 꿈꾸며 산다고 한다.
나이가 더 들더라도 과거의 내가 어땠다던지, 그때가 좋았다던지 하는 이야기보다,
앞으로의 인생은 어떻게 될지, 나는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나가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