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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람 Feb 20. 2018

계약서와 시

아카이빙



삶을 종이 위에 올려둘 때

내 검은 발자국들은

계약서에 가까울까 시에 가까울까

미래는 시적 허용되어 무엇이든 가능할 듯한데

과거는 계약서 같아서 항상 오늘을 묶어둔다


사인한 적 없는 시간들과

결국 오늘로 시인될 미래들만

내 앞뒤로 빼곡히 들어서 있다


계약서가 놓여있고 

내가 놓여있고 

시가 놓여있다

나는 매일같이 묶여서는 

모든 것이 되고 싶다



-


미래는 무엇이든 허용되는 시야

원하는 건 무엇이든 볼 수 있는

그런데 그건 오늘은 읽을 수 없는 시야

미래는 오늘의 난독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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