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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람 Mar 29. 2018

요즘은 삶이 얼룩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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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삶이 얼룩말 같다

하루가 그저 줄무늬처럼 흐른다

하얀 낮과 검은 밤 하얀 낮과 검은 밤 하얀 낮과 검은 밤 하얀 낮과 검은 밤

그 줄무늬의 굴레 속에서 나는 또 다른 줄무늬의 굴레 속에,

하얀 백지 검은 방 하얀 백지 검은 방 하얀 백지 검은 방 하얀 백지 검은 방

나는 이 시간과 꿈, 일정한 속력들의 피해자

지치지 않는 것들의 속도에 

점 점 뒤로 밀려나는 것을 느끼며

이젠 더 이상 내가 쫓지 못하는 얼룩말들의 뒤편에서

내 삶은 처음으로 무엇도 쫓지 않고

초원에 멈춰 선채로

오늘 멸종

나는

오늘

멸종


-


먹구름이 하얀 눈을 내린다

눈으로 수의를 지어 입은 얼룩말 한 마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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