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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람 Jun 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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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빙





ㅁ 내 모난 성격이 네 둥근 부분까지도 네모나게 만든다는 걸 알고 있어.


ㅁ 그게 널 슬프게 만들잖아, 넌 사랑이 사람을 구원한다고 믿는데 우리 마음은 서로 종속되어 집착하고 고통 주고 사랑받고.


ㅁ 이런 걸 구원이라고 부르는 곳은 지옥뿐일 건데, 여기가 지옥이면 우리가 진짜 사랑하는 게 맞다. 그치?


ㅁ 근데 우리는 천국에서 살고 싶잖아. 한국에서는 같이 있으면 천국이어야 사랑 아니야? 드라마 봐봐. 다 그렇게 사랑하던데. 


ㅁ 그냥 우리가 아직 서로를 덜 알아서 그런 걸까? 이건 그러니까 연결과정의 고난 같은 걸까? 


ㅁ 그냥 우리가 조금 더 많이 알면 덜 슬퍼질까. 오해가 없어서?


ㅁ 그럴 수 있다면 나는 너를 다 삼키고 싶어. 입이 조금만 더 크면 좋겠어. 아니 사실 마음이 조금 더 크면 좋겠어.


ㅁ 사실 너를 삼킬 때마다 나는 너를 앓고 있어. 너무 아파. 너를 삼킨다는 게 너의 모든 시간이 길고 찐득하게 내 목구멍으로 딸려온다는 게.


ㅁ 너는 왜 이렇게 힘든 시간이 많았니. 근데 왜 그렇게 자주 웃니. 왜 웃는 표정으로 나를 찌르니. 왜 나를 믿고 의지하니. 왜 이렇게 아름답니.


ㅁ 매일 켁켁 거리는 내 목구멍 속의 너 너 너.


ㅁ 나는 눈먼 장님처럼 너를 매일 더듬고 나를 넣어 넣어 넣어.


ㅁ 그냥 너도 나를 이해해봤으면 싶어서, 욕망 때문이 아니라. 아니다 그게 내 가장 큰 욕망인가?


ㅁ 언젠가 만약 네가 나를 등진다면 나는 그대로 굳어서 벽이 되고 싶어. 기대 쉴 수 있게.


ㅁ 우울이라는 단어에는 행복보다 동그라미가 많은데 삼켜보면 왜 이렇게 모났을까. 목구멍이 헌다.


ㅁ 오늘은 목구멍이 헐었다고 네게 말해야지. 나를 걱정해줘. 오늘은 내가 걱정받고 싶어. 그러니까 내 말은 사랑받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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