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파편

나를 쓰면 비가 된다.

삶의 파편들

by 박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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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쓰면 비가 된다

너를 쓰면 시가 된다




나를 연필처럼 잡고 종이 위에 쓰면

비처럼 무너져 종이를 다 적셔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날이 있다.

그리고 나 자신이 그런 순간조차

종이 위에 쓰기만 하면 언제나 시가 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다.


시는 밝게 아름답거나 슬프게 아름답고

희망차게 아름답거나 참혹하게 아름답다

시는 어떤 순간에나 참 뻔뻔하게도 아름답다.


또한 시는 하나의 프리즘이다.

삶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의 빛들을

아름답고 선명한 색상으로 분류해버리는

때때론 참혹 함조 차 아름답게 표현해주는


내 하루의 감정을 아름답고 선명한 색상으로 분류해주던 사람과 이별한 뒤

내가 삶이라는 종이 위에서 선하나 못 긋고 비처럼 무너져 내릴 때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 순간이 아름다운 사람을 바라보며 썼던 글.


때론 그 아름다움이 미웠으나

결국은 언제나 그것이 유지되기를 빌었다.


결국은 늘 상대방이 행복하고 아름답기를 빌었고

그래서 늘 나는 행복하고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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