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한 몸뚱아리

터져 나오는 눈물

어렵사리 얻은 병가

그냥 훅 가버리고 마는 건 아닌가 했는데


첫 개인운동교습시간에

선생의 지시대로 따르지 않는 몸을 느꼈다.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몸임을

그저 살기 위해

온갖 감정과 정크푸드의 쓰레기통이 되어버린지

오랜 내 몸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

감사히도 집 앞에 생긴 주민체육시설

육상트랙에 잠시 비춘 햇살 좇아

나섰다.


30분쯤 걷다 뛰는데,

멀리서 보이는 어떤 남성의 실루엣

육상트랙에 맞지 않는 긴 코트와 정장의 차림

뒷모습이 마치 과거의 그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닮아있다.


나란 사람에게 처음으로 관계를 맺기 위해 손을 내밀었던 그에게 나는 딴 청을 피웠다.

거기서 내 인생은 꼬였던 걸까.

한 번도 나는 나와의 관계에서조차도 진지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늘 건성건성. 남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으면서 가족들의 희생으로 여기까지 올라왔으면 감사할 줄 알아야지.


너무 비대해진 몸도

흐려진 눈빛도

온통 부끄러운 마음에

그가 진짜 그이더라도 아니더라도

유쾌하지 않은 마음에

총총 들어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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