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관
그래도 언니가 지금의 내 상황을 그토록 절절하게 걱정할까. 남의 시선 평판 따위 나의 건강에 해 될 것이라면 하나도 의미두지 말라고.
오빠는 허무하게 갔다
고마웠다는 나의 말에
마지막 오빠가 나에게 남긴 말은
'가족'이니까... 였고,
언니와 이모를 잘 부탁한다는 말은
그저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에 집중하는 승부사
오빠가 암이라는 소식을
가장 늦게 접한 건 이모다.
이모는 총을 가슴에 맞은 것 같았다고
당시의 아픔을 그렇게 표현했고,
언니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에게 무섭다고 울면서 말했다.
소식을 듣고 정확하게 6개월
젊은 육신을 하나 거두는데
시간은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FM이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나에게 어떠한 문제가 있는 걸까
친오빠
친정부모님
시어머니
남편
변호사 친구
선배, 후배
다 머리를 모아봐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직을 맡고 있던 동료교수가 쓰러졌고
이미 나는 평정심을 잃었으나
죽기 살기로 버텨보고자 했다.
그렇게 학과 분위기는 점점 더 험악해졌고
나의 건강도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보였다.
병가와 맞물려 벌어진
부조리하고 이상한 일들
해결할 수 있을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일들로
고민이 이어지는 밤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