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 예쁨이 추가되었다
처음 여자와 우리 집에 왔던 날 실은 다른 여자도 함께 있었다. 치앙마이에서 나에게 자기만 알고 싶은 집인데, '나'라서 알려주겠다고 집을 소개해줬던 여자였고 그렇게 우리 셋은 나의 시골집에 머물었던 것인데, 잠시 해외에 다녀온 여자 2가 다시 나의 집으로 돌아왔다. 실은 해외에 다녀와서 바로 오기로 한 여자가 오지 않길래 몇 번을 전화했었다. 영상통화 속의 여자는 평소답지 않게 얼굴이 시커먼 빛이었다.
"언니 나 아파서 못 갈 것 같아. 일도 너무 많아"
"그래? 몸은 조금 어때? 다 나으면 오면 되지"
"당분간은 못 갈 것 같다"
음, 나와 함께 사는 여자 1이 당분간 여자 2가 안 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언젠가는 오겠지"
두 번째 통화하며 언제 올 거냐고 귀찮게 굴자, 여자 2는 내일까지 답변 주겠다고 했다
"좋아 내일 1시까지 말해줘야 해 안 그러면,,,"
"알겠어"
그리고 다음날 오전이 되자 여자가 생각보다 더 일찌감치 오겠다고 한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일까. 나와 여자 1은 신이 나서 터미널로 여자 2를 마중 나갔다. 오랜만의 외출에 신이 난 여자 1은 30분이나 일찍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서 우리는 도착 예정시간보다 아주 일찍 도착해 버렸다.
여자 2의 모습은 아주 많이 지쳐 보였다
미리 예약해 둔 간장게장집에 가서 신나게 밥을 퍼먹고, 카페도 가서 빵도 잔뜩 산 다음, 며칠치 장을 봐서 돌아왔다.
여자 2가 돌아오니 식탁이 다시 예뻐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여자 2의 행복이다. 우리는 그 행복을 옆에서 기분만 내면 되어서 즐겁다.
여자 2와 1이 함께 미리 주문해 둔 이젤을 조립했다. 우리 집에 와서 매일 그림만 그리겠다고 올해 1월 치앙마이에서부터 계속 말했는데, 그걸 드디어 하게 된다. 몰랐는데 여자 2는 미술 선생님까지 했다고 했고 내가 놀라자 대학교도 수석으로 들어갔다고 말한다. 그동안 몰라봐서 매우 미안해졌다. 나 또한 디자인학과를 졸업했는데 그림은 하나도 그릴 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반해버린다. 한동안 서서 여자의 사진을 한 백장정도는 찍은 것 같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멋지고 아름다워. 스케치북에 술 마시고 수채화를 그렸다. 우리 집에 올려 둘 그림은 내일 본격적으로 그려줄 참이다.
그 옆에서 여자 2는 아저씨처럼 누워서 행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