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다시 읽기- 들어가는 글
모닝페이지를 써 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10년이 훌쩍 넘었고, 이제 15권째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 어느새 내 일상의 가장 큰 기둥이 되어버린 모닝페이지. 모닝페이지를 주제로 글을 써보겠다고 다짐했지만 번번이 잘 되지 않았다.
일정이 불규칙한 프리랜서라는 것이 핑계가 될 수 있을까? 직장을 다니고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만의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도 많은데. 절실함이나 치열함 같은 것이 부족하지 않았나 반성도 해 본다.
두 번째 핑계는 모닝페이지에 대한 글을 쓰려면 지금까지 써 온 모닝페이지를 읽어야 하는데 그것이 좀처럼 만만치 않다는 점이었다. 모닝페이지를 읽는 루틴을 만들려고 지금도 아등바등하는 중이다.
혼자서 되지 않는 일에는 돈을 써서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글쓰기 워크숍이나 수업에 참여하면서 몇 꼭지를 써보기도 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마다 강의나 모임을 찾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혼자 글 앞에 앉아본다.
모닝페이지를 쓰는 것이 평범한 일상이 하나가 되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다. 지금 당장 잘 되지 않더라도 계속 노력을 이어나가면 어느 순간 ‘잘 되는’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여기서 ‘잘 되는’ 것의 의미는 더 이상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 그냥 저절로 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제 나에게 모닝페이지를 쓰는 것은 그냥 저절로 하게 되는 일이다. 가끔은 쓰기 힘든 날도 있고, 한두 번은 놓치기도 하지만 별다른 노력 없이 저절로 모닝페이지로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으로 돌아온다. 그러니까 지금 잘 되지 않아도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잘 되고, 저절로 되는 시기까지 버티면 되는 것이다.
날마다 지난날의 모닝페이지를 읽으면서 정리하려는 루틴을 지키기는 아직 버겁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자연스럽게 루틴이 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그때까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된다.
2022년은 에세이 수업을 들으며 시작했다. 그때 작가님의 가르침을 따라 연도별로 모닝페이지를 돌아보는 글을 쓰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과제로 2013년, 2017년의 글을 썼다.
설마 그 이후로 여름이 될 때까지 한 편의 글도 더 못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괜찮다. 열심히 일했잖아? 여유가 생겼으니 지금부터라도 다시 써보기로 한다.
그래서 ‘모닝페이지 다시 읽기’라는 매거진을 만들기로 했다. 목차를 구상하고 들어가는 글을 써본다. 모든 처음은 좀 긴장되고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대가 되기도 한다. 어떤 기대일까?
첫 번째는 나 자신에게 거는 기대일 것이다. 모닝페이지를 읽으면서 무엇을 느끼고 깨달을지, 어떤 글을 쓰게 될지 기대가 된다.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과정도 있겠지만 그 과정을 잘 헤쳐나가면서 오늘의 내가 쓸 수 있는 최선의 글을 쓰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을 향한 기대다. 모닝페이지를 비롯해서 모닝 루틴에 관심이 있고 이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내 글이 모닝페이지를 쓰려는 사람들, 계속 쓰고자 하는 사람들, 모닝페이지 쓰기에서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루틴을 만들거나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께도 참고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부모님을 비롯한 타인의 돌봄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가끔 가족이나 친구들의 도움을 빌리기도 하지만 어른이 된 나의 불안과 두려움, 외로움은 가끔의 도움으로는 해소하기 어렵다. 어쩌면 시시때때로, 날마다 돌보고 챙겨주는 일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난 이미 다 컸는데(적어도 외적으로는) 어느 누가 나의 고민과 문제를 매일같이 들어줄 수 있단 말인가? 항상 나와 같이 있는 사람, 나를 신경 써 줄 사람이 누구일까?
바로 나다. 우리에게는 이른바 자기돌봄(self care) 루틴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애정과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나고, 매일 나를 돌볼 사람도 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돌봄 루틴이란 건 어떻게 하는 걸까? 많은 사람이 이미 그 방법을 알고 있다. 하루 30분 내 마음을 마주하고 글을 써 내려가는 시간, 모닝페이지를 쓸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나는 평범하고 상당히 허술하기까지 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10년 넘게 모닝페이지를 써 왔다.
그러니까 당신도 쓸 수 있어요. 여러분의 모닝페이지를, 모닝페이지로 더 나아지는 삶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