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시용 Mar 10. 2024

신뢰라는 자산이자 리스크 上

더퍼슨스 편집장의 회고찰 ep.4

가능하다면 시의성이 부각된 이야기를 글에 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가 이어지는 한 반복될 주제라 생각해 고찰해 보기로 했다.


'신뢰'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거창하게 고찰이라 이름 붙이며 본질을 탐구하거나 대단한 통찰을 찾을 필요도 없는 주제다. 언행일치라는 대전제 안에서 오랜 기간 남을 깎아내리거나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자신이 뜻한 바에 매진하는 삶이 신뢰를 쌓는 삶 아니겠는가. 물론 언행일치(言行一致)라는 대전제부터 쉽지 않으나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실수를 범했다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빠르게 사과하며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신뢰는 만들어지는데 평생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데는 5분도 안 걸린다.'라고 말했다. 적어도 이 문장이 워런 버핏이 말해서 힘이 생긴 것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사실임을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4년 1분기를 기준으로 어찌 보면 지겨울법한 유명인들의 신뢰 문제가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그 대상이 과거의 정치인, 연예인과 같은 형태에서 유튜버 등의 대중적 인플루언서로 옮겨갔을 뿐이다. 일상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흔한 가십거리일 뿐 내 삶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잠재적 위험 요소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때는 더퍼슨스의 편집장이 될 때다.


더퍼슨스 도서의 콘셉트 상 각 직업 및 산업 분야의 최고라 불릴만한 전문가를 섭외해 인터뷰를 진행한다. 각 직접의 특성에 따라 대중성과 인지도에 차이가 있으나, 적어도 해당 분야 안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법한 인물들과 더퍼슨스의 타이틀을 달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현재까지 퀀트, 바리스타, 영화 콘티 작가, 브랜드 디렉터, 뮤지컬 음악감독, 창업가 등을 주제로 약 50명 가까운 이들을 책에 담아 출간했다. 앞으로도 한 권의 시리즈마다 10명 내외의 전문가 집단이 더퍼슨스 인터뷰이 리스트에 한 단위씩 추가될 예정이다. 처음 더퍼슨스를 시작했을 때부터 떠올랐던 리스크가 어느새 현실화 가능성을 염려해야 할 리스크가 되었다.


다행히 지금까지 인터뷰이의 신뢰도 문제로 인해 크게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다. 인터뷰이 모두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유명해진 분들이기에 유명해서 유명해진 경우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직접 인터뷰한 50명 모두 신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만큼 프로페셔널한 분들이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걱정이 덜하기도 하다. 하지만 모르는 것은 사람일이기에. 세상 돌아가는 일에 100%라는 것은 없기에. 버핏이 말했듯 신뢰가 녹아 없어지는 과정은 눈 깜빡할 새 이루어지기에. 앞으로 진행해 갈 인터뷰이 섭외에 있어 더 전략적이고 세심한 고찰이 필요함을 느끼는 시점이다.


이어지는 다음 글에서 고민의 목적을 다시금 정리할 계획이다. 전략적 방안의 한 축은 사전적 예방과 사후적 대처로, 다른 한 축은 발생한 신뢰도 문제의 심각성의 높고 낮음으로 나누어 고민했다. 


언젠가 인터뷰를 기획할 누군가, 인터뷰를 당할 누군가,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진 콘텐츠를 접할 누군가, 신뢰도 문제에 대한 보도 기사를 읽을 누군가에게 모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https://thepersons.co.kr/person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