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최소치로 잡았을 때
지출만 한번 계산을 해볼게요.
월 최저 생계비를 얼마로 잡아볼까요. 30대를 넘긴 직장인이라고 했을 때, 200만 원으로 산정해 볼게요. 그럼 1년이면 2,400만 원이고 10년이면 2억 4천만 원이에요. 그런데 최저 생계비는 언제나 최저일 뿐 돈이 더 필요할 거예요. 결혼도 해야 하고 자동차도 사야 하고 경조사비도 필요하고 기분내기 위해 외식도 하고 여행도 가야 하니까요. 대략 1년에 예비비를 400만 원이라고 해볼까요. 그럼 1년에 2,800만 원, 10년에 2억 8천만 원이 필요해요. 현대 수명을 대략 100살로 계산해 봤을 때 남은 70년을 살아야 한다면 19억 6천만 원이 필요하죠. 대략 20억 원이네요.
이번에는 소득을 계산해 볼게요.
신한은행에서 발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4>에 따르면 2023년 월평균 가구 소득은 544만 원이었어요. 이것저것 소비하고 남은 금액이 아니라 내 통장에 '월급'이라고 찍힌 금액이에요. 월급도 결국에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오를 테니 정년 때까지 전부 아울러 월평균 600만 원이라고 해볼까요. 1년이면 7,200만 원이고 10년이면 7억 2천만 원이네요. 2023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평균 퇴직 시점이 49.4세라고 하니 50세로 계산해 볼게요. 30살부터 50살까지 20년 동안 총 14억 4천만 원을 소득으로 얻게 돼요.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하는 점은 비용을 치르고 남은 돈이 아닌 '월급'이라고 찍힌 금액만 산정한 거예요.
14억 4천만 원 소득을 얻으면서 평생에 소요될 19억 6천만 원을 감당해야 돼요. 5억 2천만 원이 모자라죠. 물론 이런저런 복잡한 가정을 모두 무시하고 거칠게 계산한 수치라는 것은 읽는 분들이 모두 아실 거예요. 재테크의 효과도 무시하고 증여/상속도 무시하고 공적/사적 연금도 무시하고. 물론 지출이 커지는 상황도 무시했고요.
생각보다 답은 어느 정도 명확해요.
자신만의 소득 활동을 해야 하죠. 너무 어이없이 당연한 말이죠. 은퇴 후에도 당연히 어떻게든 돈벌이를 해야 하고, 하고 있겠죠. 그런데 치킨집 말고, 배달 말고 카페 말고 더 창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는 생각이기를 바라요. 앞서 언급한 직종과 직업을 무시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에요. 다만 저 일들은 소위 내 몸과 시간을 '갈아 넣는' 류의 '육체노동'일 수밖에 없어요. 아무리 의학 기술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신체는 노쇠할 것이고 기력도 점차 줄어들 거예요. 따라서 나의 자산, 나만의 자산을 구축해야 해요. 부동산처럼 눈에 보이는 자산도 단연 무시할 수 없죠. 그런데 또 다른 결의 자산이 있다는 것도 눈여겨보길 바라요.
내 신뢰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나만의 커뮤니티예요.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안 오죠. '내가 무슨 팬이 있어'라는 생각이 먼저 들죠. 이번에는 당위와 사실을 나눠서 볼까요.
우선 소득 활동을 하려면 무언가를 판매해야겠죠. 물건을 만들어 팔 수도 있고 나만의 콘텐츠를 팔 수도 있고요. 그럼 누구에게 팔면 될까요. 그 재화를 살 사람을 찾아서 팔아야 해요. 우리는 그 작업을 '광고'라고 불러요.
네이버에서 광고를 실을 수 있는 구좌(공간)가 100개 정도인데 이곳에 광고를 올려 자기 상품을 홍보하고 싶은 판매자는 수십만 명이예요. 애초에 물리적인 공간도 부족할뿐더러 광고 비용도 오를 수밖에 없죠. 더불어 요즘에는 인스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유료 광고를 돌려 그 사람이 광고를 클릭해 내 사이트로 들어오도록 집행하는 비용(CPC)이 클릭당 대략 500~1,000원 정도 해요. 100명이 클릭해서 들어왔을 때 우리 상품을 사는 구매전환율은 대략 2% 정도이고요. 두 명인 셈이죠. 그럼 CPC 평균 750원 x 총 100명 = 75,000원 광고비를 집행해서 두 명이 구매를 하는 거예요. 한 명이 구매를 하도록 만들기 위해 쓴 비용이 35,000원이죠. 이들이 얼마짜리 상품을 구매해야 적어도 손해를 안 보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까요. 물건을 제조를 해 판매한다고 했을 때 제품을 제조하는 비용, 여러 부대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해 보면 10만 원 언저리의 물건을 판매해야 내가 가져갈 수 있는 월급까지 충당할 정도가 될 거예요. 꼭 제조 판매가 아니라 위탁 판매, 드롭쉬핑 등의 사업도 구조는 다르지만 원리는 비슷해요. 더불어 구매전환율 2%를 달성할 수 있느냐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사항이고요.
광고비를 절감하고 구매전환율을 확실하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나'와 '나의 브랜드'에 평소부터 관심을 갖고 눈여겨보며 소통해 오던 '팬'들과의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거예요. 팬이라는 단어가 아이돌이나 되어야 붙은 단어라고 생각해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내가 하는 일에 응원을 해주는 친구들도 내 팬이 되어줄 수 있는 거니까요. <How to>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시 이야기 나눠보기로 하고 우선 내 '팬'을 만들어야 하는 당위를 다시 상기해 보고 넘어가 볼게요.
지금 현시대에서 살아남는 사업, 사업가들을 보면 이런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2020년대 초를 기점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여러 커머스 기업들이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부터 빠르게 물갈이되었죠. 최저가 공세를 펼치던 사업체들은 알리, 테무, 쉬인 등에 처참히 밀렸어요. 지금은 대표 자신이 인플루언서이거나 다른 인플루언서와 협력해 자신의 커뮤니티와 팬들 공고히 구축한 사업만 살아남았습니다. 이곳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는 거예요. 나만의 브랜드와 팬을 보유한 사업만 살아남는 더 잔인한 시대라는 사실.
결국 5억 2천만 원을 상쇄하거나 뛰어넘는 소득을 일궈내야 하고, 그 소득의 기반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자신의 무엇인가를 판매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팬을 만드는 데 있어요. 쇼핑몰이 됐든, 강의가 됐든, 디자인 프로덕트가 됐든, 웹사이트 광고가 됐든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특징을 발견해 정리하는 것, 그리고 그 매력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드러내는 것이 능력인 사회가 되었어요. 아니, 이미 자본주의가 태동하기도 전부터 인간의 매력에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었어요. 이를 돋보이게 하는 인프라와 여러 디지털 도구가 세련되게 정리되어 활발히 사용되고 있을 뿐이죠.
심지어 산골짜기에 틀여 박혀 세상과 단절하려는 사람도 콘텐츠가 되는 시대에 여러분은 어떤 매력을 뽐내고 싶은가요? 그리고 앞선 생각들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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