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공부는 왜 끝이 없는가

확신대신 책임을 택했다

by 세하

미용을 오래 할수록

이상하게도

자신감보다

조심스러움이 먼저 생긴다.


처음엔

이 정도면 알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진다.


그게

이 업의 특징이다.

머리는

항상 같아 보이지만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


모질은 매번 다르고,

손상도는 누적되고,

두상은 나이를 먹고,

생활 습관은 바뀐다.


어제 성공한 방식이

오늘은 실패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디자이너의 공부는

끝이 없다.

약을 공부해야 하고,

컷을 공부해야 하고,

두상을 공부해야 하고,

사람을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걸

한 번에 판단해야 한다.


미용은

암기한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는 일이 아니라,

그날의 조건을

해석하는 일이다.

그래서

오래 한 디자이너일수록

말이 줄어든다.


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변수가 많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쉽게 단정하지 않고,

쉽게 약속하지 않고,

쉽게 “됩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자주 꺼내는 말은

확신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다.


그 태도 자체가

공부의 결과다.

공부가 부족한 사람은

유행에 의존하고,

약에 의존하고,

환경을 탓한다.


공부가 쌓인 사람은

조건을 먼저 보고,

하지 말아야 할 걸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

결과가 안정적이다.

미용에서 공부는

시험을 위한 게 아니다.


고객의 머리를

지키기 위한 일이고,

자기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기 위한 일이다.


그래서

이 공부는

멈출 수 없다.

미용을 쉽게 창업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부가 끝나지 않는 업을

끝난 줄 알고 시작하는 순간,

현실은

바로 드러난다.

미용은

기술을 파는 일이 아니라,

판단을 책임지는 일이다.


그래서

이 업은

시간이 필요하고,

경험이 필요하고,

공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업’이 된다.

이전 12화고객이 늘지 않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