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쉬고 싶을 때

나도 알지 못하는 내가 제대로 쉬는 법을 찾아서

by 노리스 부인


"이번 주에는 정말이지 푹 쉬고 싶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입에 달고 산 말이다.


하지만 주말이 지나 다시 월요일 아침에는 여전히 피곤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회사를 나가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주말뿐만이 아니라 짧으면 짧고, 길면 길다고 할 일주일의 여름휴가를 갔다 와도, 대체 공휴일을 포함해 10일이나 되는 긴 명절 연휴 기간을 지나도 그 피로는 풀리지 않는다.


대체 무엇 때문일까? 항상 쉬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정작 내 몸에 맞는 제대로 쉬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 이 글을 쓰게 된 처음 계기가 됐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전, 먼저 평소에 내가 쉬는 법에 대해 한 번 일기를 작성해 살펴보기로 했다.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금요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의 웬만한 술자리는 목요일에 이루어지는 일이 많다.


하지만 술에 약한 나는 가급적 술을 곁들인 저녁 약속 자리는 금요일 저녁으로 잡곤 한다. 젊었을 때에는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가 있어도 그다음 날 부스스한 모습이지만 출근을 하지 못한 적은 없었지만 나이가 들 수록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닌 술이 나를 마신다고나 해야 할까.


또 어느 순간 주변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술을 마신 다음날 술냄새를 풍기며 출근하거나 얼굴이 아직 벌게져 있는 모습을 피하기 위해 나로서는 가장 부담 없이 술을 마실 수 있는 날은 금요일인 것이다.


이번 주도 상당히 오래전에 잡힌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벌어진다. 삼겸살에 소주로 시작된 술자리가 파한 시간은 9시 무렵, 평소 2차는 가지 않는 나지만, 내일이 토요일인 다시 상기시키며 손을 잡아끄는 친구의 손길을 끝까지 피하지는 않는다.


다음날 오전 7시. 나는 습관처럼 눈을 뜬다. 술을 마실 때마다 혼자 자는 서재의 간이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발견한다. 입고 갔던 옷은 바닥에 내 팽개쳐져 있고 눌린 머리는 엉망이다. 나는 주방으로 가 냉장고에서 차가운 생수 한 병을 단숨에 들이켜고 다시 침대에 눕는다.


이왕 취한 거 잠이라도 늘어지게 잤으면 하지만 습관이란 게 참 무서운지 7시가 되면 주말에도 저절로 눈이 떠지게 된다. 아직 어제의 숙취로 몸은 피곤하지만 잠은 저 멀리 달아난 상태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으니 몸 상태가 한결 나아진다. 빈속을 달래줄 무엇인가를 찾아 냉장고를 뒤지지만 항상 선택지는 라면이다.


고춧가루까지 넣은 라면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면 요동쳤던 속도 어느 정도 진정된다. 나는 무기력한 몸을 소파에 누이고 티브이 리모컨을 돌린다. 딱히 시선이 가는 곳이 없다. 다시 핸드폰을 들고 침대로 가 눕는다.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같은 OTT에 가입되어 있지만 요즘 들어 내 시선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 릴스이다. 순간적인 짧은 그리고 자극적인 동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늦게 일어난 가족들과 점심을 하고 특별한 일이 있으면 외출이나 외식을 하기도 하지만 주말에는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밥을 먹고도 하는 패턴은 똑같다. 식사 후 뒷정리를 하고 다시 핸드폰을 집어든다. 차라리 TV나 영화를 본다면 뭔가 남는 것이라도 있을 텐데, 보고 나서도 아무 것도 남지 않는, 단지 말초 신경만 자극하는 짧은 영상으로 주말을 보낸다. 그리고 이런 패턴이 일요일 저녁까지 반복된다.


주말 사이에 먹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던 몸은 어느새 1~2 킬로그램 정도 불어나 있어 월요일 아침은 거르는 게 일상화되어 있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 간이나 집에서 쉬었지만 어째 쉰 거 같지 않은 피로감이 남아있다.


아니 토요일이나 일요일보다 오히려 월요일 아침 회사에 출근해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셨을 때 더 상쾌함을 느꼈던 것 같다.


주중에 일을 하며 쌓였던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이 오히려 몸의 피로를 더 쌓이게 하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부터 나는 내 몸의 피로를 풀어줄 잘 쉬는 방법에 대해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이 글은 앞으로 잘 쉬는 방법에 대한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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