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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Nov 10. 2021

CT 촬영 전 혈액검사는 필수에요

성격이 괄괄하고 목소리도 큰 수진자(고객)가 건증센터에 오게 되면 직원 분들은 다들 조금씩 긴장합니다. 혹시라도 컴플레인이 생길까 하는 염려 때문이죠. 이런 관점에서 ‘한성격(가명)’님은 전형적으로 어려운 고객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한성격 님의 검진 프로그램 중 CT 촬영이 포함되어 있었고 사건은 CT 촬영 관련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CT 촬영은 대부분 혈관 조영제를 사용하여 검사합니다. 우선 조영제(contrast media)가 뭔지 알고 가야 하는데 쉽게 말해 영상 진단 검사 시 특정 대상과 배경이 잘 대비 또는 대조되어 보이도록 도와주는 물질입니다. 그리고 CT 조영제엔 요오드(Iodine)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게 신독성(신장에 손상을 주는 독성, nephrotoxicity)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CT조영제 배출이 신장에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CT 촬영 전에 꼭 신장기능을 확인합니다. 정확하게 하려면 이름도 어려운 GFR(glomerular filtration rate, 사구체여과율)을 확인해야 하지만 측정이 어려워, 혈액검사를 통해 크레아티닌(creatinine) 수치를 확인하고 나이, 성별 등을 함께 계산하여 eGFR을 측정합니다. 이게 안전 범위에 있어야 CT 촬영을 할 수 있는 것이죠.


한성격님의 불만은 앞에 다른 수진자가 없는데 왜 CT 검사를 기다려야 하느냐가 첫 번째였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와야 안전하게 촬영을 할 수 있다고 차분히 설명을 드린 후에야 조금 진정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 혈액 검사 결과 크레아틴 수치가 CT 촬영에 부적합으로 나와 검사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고, 보통 당일 검사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의료진이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도 시간이 필요하고, 결정적으로 CT와 같은 기계를 활용하는 검사는 병원의 외래 또는 입원 환자들도 예약이 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받는 고객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우선순위에서 뒤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성격님의 메시지를 요약하면 왜 또 병원에 내원하게 하냐는 것이었고요. 


내 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받는데, 검사를 받다가 부작용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는 것만큼 나쁜 상황은 없습니다. 어느 병원에서든 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기다리게 되거나 일부 프로세스가 변경이 되면 그건 수진자를 위한 것입니다. 


-       B 상급종합병원 건증센터 팀장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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