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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Aug 20. 2023

나는 어떻게 메모하는가?

구슬글방 공동집필 원고

<거인들의 메모 시리즈 중 3편>

1. 나는 왜 메모하는가

2. 나는 무엇을 메모하는가

3. 나는 어떻게 메모하는가


앞장에서 내 메모는 아침 메모, 점심 메모, 저녁 메모로 나뉘어 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내가 메모하는 방식 또한 이와 정렬되어 있다. 


아침 메모는 A4이면지를 반으로 접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런 후 A5 크기의 하얀 면에 볼펜으로 그날 날짜와 요일을 적고 바로 밑에 가로로 밑줄을 쫙 긋는다. 그 다음 밑줄 아래엔 번호를 쓰고 할 일들을 적는다. 좌측엔 회사 일, 우측엔 개인 업무를 생각나는대로 다 적는다. 

끝으로 어제 메모한 종이를 꺼내어 챙겨야 할 일인데 누락된 것은 없는지 비교해본다. 그리고 빠진 것들을 보완한 후에 어제 적은 메모는 과감히 찢어 버린다. 


낮 메모는 A3 주간 일정표를 활용한다. 실은 이것도 작년에 썼던 주간 일정표였고, 올해는 주간 일정표의 뒷면을 활용한다. 즉 A3 이면지에 메모한다. 여기에 1주일동안 나와 팀원들이 할 일들을 날짜나 요일에 맞춰 적은 후 현재 상황 또는 이슈를 파악하고 계획을 세운다. 하루에 끝낼 수 있는 일은 해당 요일 칸에 메모하고 한 주간 할 일은 우측 끝에 하나씩 정리한다. 

이 종이는 버리지 않고 보관 중이고 앞으로도 버리지 않을 것 같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작년에 메모한 것을 보면서 기억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일기같단 생각도 든다. 


저녁 메모는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다. 구글 드라이브를 활용해 잊을까봐 염려되는 것들이나 기억해야 할 것들을 평소 폴더 구조로 메모했다. 근데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만 해놓고 꺼내어본 적이 거의 없다. 이럴꺼면 왜 메모하지? 처음 말했듯 마음이 편하니까. 하지만 시간 들여 메모한 것을 썩히는 것이 아깝긴 했다. 


그래서 각각 메모한 것들을 연결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거나 글을 써야겠단 생각을 했고 ‘노션’으로 옮겨갔다. 구글 드라이브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읽어가며 노션으로 복붙하는 작업을 했다. 비효율적이었지만 다시 읽는 재미가 있으니 괜찮았다. 그런데 저장 공간을 많이 차지해서인지 노션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보니, 다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다시 새로운 도구를 찾았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소프트웨어 및 어플리케이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종 종착지는 ‘옵시디언’. 배우는데 약간 허들은 있었지만, 내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사고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큰 구조는 인풋과 아웃풋으로 나누었다. 뭔가 예전 기억을 떠올릴 때, ‘아, 그거, 카톡에서 대화가 있었는데…’와 같이 언제, 어디에서 봤는지를 상기시키는 것이 도움될 때가 있다. 그래서 거의 모든 메모에 일시, 카톡, 유튜브, 논문, 신문 등 메모의 소스를 적는다. 아웃풋은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려해 폴더를 분류했다. 앞장에서 언급한 지혜, 가족 및 관계, 아이디어, 이야기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런데 이 분류는 하는 일에 따라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미리 설계한 규칙으로 커버할 수 없는 것은 태그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제주도 여행을 하다가 매우 독특한 건물을 봤는데 여기서 뭔가 영감을 얻었다고 하면 메모에 ‘#건물’로 태그를 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간이 지난 뒤 다른 무엇보다 ‘건물’이란 단어가 먼저 생각이 났을 때 메모를 찾기 쉽다. 실제 다시 메모를 찾아보는 경우는 별로 없어도, 옵시디언의 태그 기능은 메모할 때 마음을 정말 편하게 해준다. 


결국 메모는 마음의 안식을 위해 한다. 


- 끝 -


<메모 시리즈 1편, 나는 왜 메모하는가>

https://brunch.co.kr/@seigniter/458


<메모 시리즈 2편, 나는 무어을 메모하는가>

https://brunch.co.kr/@seigniter/461


<<더 재미있고 품질 좋은 글을 보고 싶다면?>>

https://www.jakkawa.com/co-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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