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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와 Oct 06. 2023

episode 우리가 작가님 글을 고치지 않는 이유

'작가와'서비스 런칭한지 1년이 지났다. 그 동안 작가님들로부터 여러 피드백과 요청을 들었는데 한 50번 이상은 본인 글에 대해 피드백을 달라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정중하게, 우리는 작가님 글을 평가하거나 피드백을 하지 않는다고 답을 했다. 


이런 방향을 고수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다음 글을 먼저 한 번 읽어보시길.


할미 꿈 – 김생엽 –

아주 까막눈때는
공부가 꿈이엇는디
인자 쪼매 눈뜨니
애미업는 손자 고등학교
마칠때까지 사능기 꿈이요
내나이 칠십다섯잉께
얼마나더살랑가몰라도
우짜등가 즈그앞가름까지
잘거더매기고 다부지게 살거시요
그것시 이할미 꿈이요


할미 꿈, 김생엽, 하단 기사의 이미지에서 캡쳐

이 글을 쓰신 분은 김생엽 할머니다. 누군가는 이 글만 봐도 감동을 받을테고 누군가는 글에선 큰 감흥을 못 느낄 수 있다. 나는 전자인데, 김생엽 할머니께서 자기 마음을 글로 잘 표현하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할머니가 글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되어 다른 글을 더 쓰고 책을 출간한다고 하면, 그 사이 바른 한글과 문장을 구사하시면서 서론-본론-결론이 잘 구성된 원고를 집필하실 수 있을까? 오탈자가 보이고 비문이 있으면 이를 다 교정/교열/윤문 등을 통해 수정하는 것이 더 좋은 책일까? 원고 품질이 어느 정도(?) 되어야만 출간해야 하는 것일까? 


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건 부족함이 있어도 진솔한 글을 쓰고 그걸 모아 세상에 선 보이는 실천이라고 확신한다. 


<이 후 글은 감정이 실려 있음>

1교, 2교, 3교, 4교, 5교, 6교, 7교, 8교, 9교, 10교를 하면 그 뒤에 '절대문구'와 '절대문장'이 빛을 내면서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게 좋으면 혼자 하라고 해라. 100교를 해도 안 말린다.


다만 차분하게 자기 생각도 정리하고 글로 표현한 뒤 책을 내려는 작가님에게 또는 이를 도와주려는 분들에게

"원고 품질이 낮은데, 출판하는 것이 맞습니까?" 라는 주제 넘은 조언은 하지 말고. 당신이 쓴 글은 얼마나 가치 있고 대단하길래, 실천하는 사람의 열정에 초 치는 말을 하는가. 


<이처럼 허접한 Episode만 모아 보란듯이 '작가와'에서 책도 내고 많이 팔거에요!>  



<김생엽 할머니 관련 기사>

https://m.kmib.co.kr/view.asp?arcid=000989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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