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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춘 Oct 30. 2019

척추협착증 치료, 원인 해결하는 황색인대제거술이란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진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엉덩이 통증이 심할까요?” 


엉치뼈가 금이 간 건지, 그냥 엉덩이 근육이 뭉친 건지, 나름대로 열심히 자가진단을 하다가 고심 끝에 저를 찾아온 50대 후반의 환자가 있었습니다.  





엉덩이가 욱신거리고 아픈데 약국에서 파스를 사다 붙였더니 부위가 부위인지라 자꾸 떨어지고 불편해서 영 신경 쓰인다면서 말이죠. 


며칠 전에는 엉덩이 근육통 인줄 알고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먹었는데 소용이 없었다는 말을 듣자마자, 저는 ‘척추협착증(척추관협착증)’ 환자임을 직감했습니다.   





척추협착증은 허리 통증도 유발하지만, 주로 엉덩이 통증(골반통)과 다리 저림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앉았다 일어날 때, 혹은 허리를 뒤로 펼 때 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 환자는 주로 엉덩이 통증을 호소한 경우였습니다.  





척추협착증은 척추관(척수에서부터 신경이 척추뼈 사이를 통해 나오는 공간)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좁아져서 통증을 유발합니다. 


척추관은 앞으로 추간판(디스크)이, 뒤로는 황색인대가, 옆으로는 후관절이 둘러싸고 있는데, 노화로 황색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주변의 신경을 압박해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입니다.  





척추협착증의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황색인대제거술을 들 수 있습니다. 황색인대제거술이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원인이 되는 황색인대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시술을 말합니다. 


“의사 선생님, 그런데 수술은 뭐고 시술은 뭔가요?”


간혹 어르신 환자 중에 이런 질문을 하는 분이 계십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설명하면, 수술은 전신 마취나 하반신 마취 등 ‘마취에 대한 부담’이 크고 피부를 절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입원과 회복 기간이 매우 깁니다. 


그래서 고령 환자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수술 위험 부담이 있어서 꺼리는 것이지요.  

 




반면 시술은 부분 마취 즉, 시술이 이루어지는 부위만 마취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 데다 최소 절개 후 시술이 이루어져 상처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도 빠른 편입니다.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입원 기간이 하루, 이틀로 짧거나 혹은 입원 없이 당일 시술 후 통원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황색인대제거술도 수술이 아닌 ‘시술’로, 단 한 개의 포트(port)를 이용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9mm 최소 절개)해서 시술이 이루어집니다


그만큼 회복도 빨라 고령 환자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화질 내시경을 삽입해 정확히 확인하면서 신경을 누르는 황색인대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척추협착증의 가장 효율적인 치료 방법으로 손꼽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23년간 환자들을 진료해오면서, 그동안 저에게 황색인대제거술을 받은 척추협착증 환자들이 떠오릅니다.   





가장 일반적인 척추협착증 환자(기본적으로 요추 중앙 협착 및 후퇴 협착)도 있었고, 추간공 협착을 동반한 척추협착증 환자, 다른 곳에서 치료받았으나 6개월 이내 척추협착증이 재발한 환자, 나이가 많은 어르신과 만성질환을 앓은 척추협착증 환자 등 수많은 분이 황색인대제거술로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건강하게 걷는다는 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척추협착증 환자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척추협착증은 퇴행성 변화로 나타나는 만큼 파스를 붙이고 근육 이완제나 진통제를 먹는 것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리며, 걷기 힘든 날의 연속이라면 망설이지 마시고 빨리 치료받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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